▲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 14일 전국삼성전자노조(위원장 진윤석)의 교섭요구사실 공고문을 삼성 서초사옥과 삼성전자 수원 본사를 포함한 사업장 50여곳에 부착했다. 전국삼성전자노조가 교섭을 요구한 지 두 달여 만이다.

17일 금속노련에 따르면 전국삼성전자노조는 지난 6월 회사에 2020년 단체교섭을 요구했고, 삼성전자가 이를 받아들였다. 교섭요구사실 공고기간 7일이 지나면 교섭을 요구한 노조 간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치게 된다.

삼성전자는 전국삼성전자노조의 교섭요구에 “교섭을 진행할 의지가 있지만 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교섭요구사실 공고문 부착을 미뤄 왔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시행령은 교섭대표노조가 임금·단체협약에 관한 교섭을 시작한 지 1년이 지나도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못한 경우나 체결된 임금·단체협약의 만료일 3개월 전 신설노조의 교섭요구를 허용한다. 하지만 삼성전자 내에는 교섭대표노조가 없는 무단협 사업장으로 교섭 요구 가능시기에 대한 노사 간 해석이 분분했다.

고용노동부는 “가장 먼저 체결이 예상되는 단체협약 중 먼저 도래하는 유효기간 만료일을 기준으로 교섭요구 가능시점을 산정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개시할 수 있다”고 행정해석을 했고, 삼성전자는 이를 받아들였다. 2019년 임금·단체협약과 2020년 임금협약을 체결하기 위해 개별교섭을 하는 삼성전자사무직노조와 삼성전자노조(동행)가 창구단일화 절차를 밟자는 전국삼성전자노조 요청에 동의한 것이 회사를 움직이는 데 힘이 됐다.

종전처럼 개별교섭을 할지, 창구를 단일화한 교섭대표노조와 교섭할지는 삼성전자 결정에 달려 있다.

진윤석 위원장은 “(교섭요구사실 공고문 부착은) 다른 노조들은 당연하게 하는 절차 중 하나로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며 “교섭공고 과정에서 다른 노조와 많은 의견을 주고받아 노조 간 이해도가 높아진 것은 성과”라고 설명했다. 진 위원장은 “개별교섭을 하든 교섭대표노조를 정하든 서로 의견을 한데 모아서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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