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통합당이 13일 오전 국회에서 언론 브리핑을 통해 새 정강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미래통합당이 기본소득과 경제민주화를 앞세운 새 정강정책을 제시하며 외연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13일 오전 국회에서 언론 브리핑을 통해 10대 기본정책을 골자로 한 새 정강정책을 선보였다.

진보이슈 선점하며 중도층 표심 잡기?

미래통합당은 새 정강정책 1순위에 ‘기본소득’을 내세웠다. 10대 기본정책 중 첫 번째 항목인 ‘모두에게 열린 기회의 나라’에서 “국가는 국민 개인이 기본소득을 통해 안정적이고 자유로운 삶을 영위하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다”고 제시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취임 후 ‘한국형 기본소득’ 화두를 던지면서 기본소득 논쟁에 불을 댕긴 장본인이다. 진보진영 의제로 여겨졌던 기본소득을 정강정책 1호로 담으면서 미래통합당이 진보이슈를 선점하는 한편 정치권 역시 새로운 질서를 만들 가능성도 열어 뒀다.

기본소득당은 이날 논평에서 “미래통합당 1호로 기본소득을 제안한 것을 환영한다”며 “앞으로 기본소득 논의에 미래통합당이 적극 나설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고용노동정책에서도 ‘일하는 모두가 존중받는 사회’를 꼭지로 두고 “플랫폼 노동자·프리랜서 등 새로운 노동형태 대유행에 대비한다”며 “노동시장 이중구조·차별해소를 위한 관련 제도를 재정비해 공정한 시장경제 밑거름이 되도록 한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 일자리 예측, 노동시장 양극화 해소, 소상공인·중소기업 고용여건 개선 등을 언급했다.

이어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안전하고 쾌적한 노동환경을 만들기 위해 현장 중심의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며, 생명을 최우선하는 사회 문화를 조성한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경제민주화와 기후변화 대응, 양성평등, 돌봄공동체 같은 그동안 진보이슈로 분류됐던 의제를 대거 끌어들였다.

규제완화·노동시장 유연화 표현 빠지지 않아

미래통합당이 이같이 진보이슈를 가져왔더라도 기존에 추구했던 정책은 상당 부분 그대로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미래통합당은 “살고 싶은 곳에 충분한 주택을 공급하고 금융규제를 완화해 내 집 마련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다. 재건축·재개발 허용을 통한 주택공급 확대와 금융규제 완화를 통한 부동산 거래 활성화로 풀이된다.

노동시장 문제에서도 “고용안전망 강화와 노동유연성 확보 병행” “노동자 실질적 이익과 권리를 보장할 수 있는 발전적 노사관계 구축” 같은 분명하지 않은 표현이 다수다. 이와 함께 규제완화, 작은정부, 한미동맹 강화 같은 전통적으로 추구해 온 가치는 빠지지 않았다.

정의당은 논평에서 “미래통합당은 지난 부동산 3법 처리 과정에서 보여준 다주택자 종부세에 반대 입장을 냈다”며 “총선 공약집에서 법인세 인하 등 온통 감세 정책뿐인 상황에서 무슨 재원으로 기본소득을 하겠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차는 오른쪽으로 몰면서 왼쪽 깜빡이만 켠 꼴”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미래통합당이 변화의 진정성을 인정받으려면 정강정책 개정안을 현실화하기 위해 어떤 후속조치를 할 것인지부터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미래통합당은 최근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10~12일 전국 성인 1천507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미래통합당은 지지율 36.5%로 더불어민주당(33.4%)을 4년 만에 처음으로 앞섰다. 부동산 대책을 둘러싼 논란 속에서 중도층이 움직인 것으로 보이는데 새 정강정책으로 대표되는 미래통합당 변신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로 떠오른다. 이번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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