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업체 한국게이츠가 대구공장 폐업에 반발하며 공장에서 농성하는 노동자들에게 출입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금속노조 대구본부는 13일 오전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게이츠가 해고노동자들에게 하는 행위를 우리 사회가 용인한다면 외국자본 앞에 우리 노동자는 기계처럼 일하다가 쉽게 버려져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는 사회적 신호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조에 따르면 한국게이츠는 지난 7일 노조 관계자와 공장 폐업으로 해고된 노동자를 비롯한 28명을 상대로 출입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며 배상액 5천만원을 청구했다. 공장과 인근에 설치된 텐트·현수막과 해당 지역에 주차한 차량을 퇴거하고 공장 부지 점거·출입을 하지 마라고 했다. 한국게이츠가 공장 해산·청산에 필요한 행위를 하는 것을 방해하지 마라는 결정도 구했다. 한국게이츠는 미국 게이츠와 일본 니타가 지분을 소유한 합자회사다. 자동차를 비롯한 산업용 동력전달 고무벨트를 생산하는 업체다.

한국게이츠는 지난 6월26일 대구공장을 법적 절차와 규정에 따라 폐쇄하고 한국에서 철수한다고 밝혔다. 폐업 과정에서 직원 147명 중 다수는 회사의 희망퇴직 제안에 응했지만 25명은 희망퇴직을 거부하고 공장 재가동을 요구하고 있다. 대구본부 관계자는 “노동자들은 공장 안에 농성장을 설치하고 주야 교대로 농성하고 있다”며 “시민단체도 현대자동차가 한국공장 중국부품을 안 받겠다고 하면 한국 공장이 재가동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해 현대차 영업소 앞 등에서도 시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이날 “사측은 폐업과 정리해고에 이어 남아 있는 해고노동자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악용해 가처분 신청·손해배상 청구라는 압박카드를 꺼내 들었다”며 “투쟁의 의지를 꺾고 압박하겠다는 악질 자본의 행태를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