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하청업체 노동자 2천600여명이 지난달 임금 전액을 받지 못했다. 임금체불액은 105억원가량으로 추산됐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와 지부 사내하청지회는 11일 오후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선업 불황 이후) 지난 2년 동안 밥 먹듯이 벌어졌던 20~30% 임금체불은 마침내 100%가 돼 버렸다”며 “원청인 현대중공업이 체불임금 지급과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지부·지회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에서 건조와 도장작업을 맡고 있는 21개 하청업체 노동자 2천600여명은 급여 지급일인 이달 10일 지난달 월급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 이들 하청노동자 임금이 100% 체불된 것은 지난해 4월 이후 1년4개월 만이다. 지회 관계자는 “조선업 불황 이후 지난 2년 동안 하청노동자들은 격월 또는 2~3개월 단위로 임금 20~30% 정도를 체불당해 왔다”며 “원청에서 공사대금으로 주는 기성금 부족 탓”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임금체불은 현대중공업의 21개 하청업체 대표들이 7월 기성금 수령을 거부하면서 발생했다. 하청업체 대표들은 현재 수준의 기성금으로는 사업 유지가 어렵다고 판단하고 원청인 현대중공업에 단가 인상을 요구하는 차원에서 집단으로 서명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금체불을 한 하청업체는 건조부 10개 업체와 도장부 11개 업체다. 지회는 “원청의 문제 봉합 방법은 4대 보험 체납 안내나 상생지원금 상환기한 연장 등으로 항상 똑같지만 이제는 한계에 봉착했다”며 “기성금 현실화 같은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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