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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노위 노동부문 계층별위원회, 나아가야 할 방향은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노동부문 계층별위원회인 여성·청년·비정규직위원회가 지난 4일 출범했다. 2018년 11월 경사노위 본위원회가 출범한지 1년8개월 만이다. 이들 계층의 본위원회 참여와 계층별위 구성은 지금의 경사노위와 옛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를 구분할 수 있는 가장 큰 특징이다. 하지만 지난해 탄력적 근로시간제 합의에 따른 후폭풍으로 계층별위원회 출범은 미뤄져 왔다. 계층별위 출범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계층별위 안착·발전 여부는 경사노위가 약자의 이해를 수렴할 수 있는 사회적 대화기구로 자리매김할지 가늠할 수 있는 척도이기도 하다. 각 계층별위 위원장과 전문가에게 계층별위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들어 봤다.

코로나19에 고통받는 여성노동자 보호 논의할 것
김지희 서울시 동부권직장맘지원센터장(여성위원회 위원장)

▲ 김지희 서울시 동부권직장맘지원센터장(여성위원회 위원장)

모든 위기는 여성노동자들에게 더욱 가혹하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고용충격 여파도 마찬가지다. 통계청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올해 6월 취업자는 지난해 6월 취업자에 비해 35만2천명 감소했는데 이 중 남성은 12만9천명, 여성은 22만3천명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여성노동자들이 일터에서 밀려나고 있다. 전염병의 위력이 여성노동자가 몰려 있는 산업에 더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6월 기준 숙박 및 음식점업(-18만 6천명)·도매 및 소매업(-17만 6천명)·교육서비스업(-8만 9천명) 등 여성 취업자 비중이 높은 산업에서 취업자 감소가 두드러졌다. 서울시직장맘지원센터 고충과 권리침해 상담 통계를 보면 올해 1∼4월 상담건수가 6천10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천699건보다 1천409건(30%)이나 늘었다.

이런 가운데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계층별위원회 설립이 추진됐다. 여성·청년·비정규직 같은 노동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할 사회적 대화의 장이 열린 것이다. 여성위원회는 코로나19 위기로 고통받는 여성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실효적 논의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달 중 첫 전체회의를 열어 우선논의과제 선정에 돌입한다. 여성노동 문제를 효과적으로 공론화할 방식이 무엇일지에 대해서도 머리를 맞댈 생각이다.

여성위원회를 비롯한 계층별위원회 발족은 경사노위 출범 1년8개월 만에 맺은 소중한 결실이다. 물론 오늘에 이르기까지 진통의 시간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경사노위와 계층별위원회 간 소통구조를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자주 만나고, 속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관계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존중과 공감, 차별 반대, 사회적 연대가 계층위원회의 기본방향이라 생각한다. 계층별위원회 참여주체 중 한 사람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연대정신에 입각에 활동해 나가려 한다.

비정규·미조직 노동자 노동기본권 보장 해법 찾아야
문현군 노동평등노조 위원장(비정규직위원회 위원장)

▲ 문현군 노동평등노조 위원장(비정규직위원회 위원장)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3년이 지났다. 우여곡절 끝에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출범했다. 탄력적 근로시간제 노사정 합의 문제로 1기 경사노위가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떠나고 2기 경사노위가 구성됐다. 우려 반 기대 반으로 본위원회에 참여하면서 불안정한 고용시장을 어떻게 안정적인 고용시장으로 바꿔 나갈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많다. 특히 본인이 참여하는 비정규직위원회는 그 역할의 정도가 부담스러울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많은 비정규 노동자를 비롯해 조직화하지 못한 5명 미만 사업장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강화 등을 위해 계층별위원들과 함께 슬기로운 해법을 찾아야 한다. 당사자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한편 최근 대두되고 있는 특수고용 노동자와 프리랜서 강사, 플랫폼 노동자의 노동자성을 찾아야만 부당한 처우에 당당히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상황은 그리 호락하지 않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세계 경제는 가늠하기 어려운 침체를 겪고 있고 국내 각지에서는 기나긴 장마 영향으로 이재민들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경제에 크게 의존하는 우리 경제는 수출과 내수라는 양대 축이 동시에 위축돼 큰 폭의 성장률 하락이 예상된다. 취업자도 4개월 연속 감소하는 등 일자리 사정도 좋지 않다. 사회적 합의 기구인 경사노위 역할이 그만큼 중요한 시점이다. 노동·자본·정치가 함께 고민하면서 해결책을 찾아 나가야 한다.

경사노위 계층별위원회, 특히 비정규직위원회 위원들과 함께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고 이를 반영해 합리적인 의제를 발굴할 것이다. 노사정이 모인 본위원회 위원들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합리적인 대안 발굴과, 지금까지 방치한 소외된 노동자 처우개선에 사회가 함께하도록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다.

계층별위 논의, 정부 정책에 반영돼야
정보영 청년유니온 정책팀장(청년위원회 위원장)

▲ 정보영 청년유니온 정책팀장(청년위원회 위원장)

경사노위 본위원회 청년대표로 참여했다가 해촉된 적 있는 청년유니온으로서는 계층별위원회인 청년위원회에 참여하기까지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결국 청년 불안정노동 문제를 한 번이라도 더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대화를 지속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과거를 돌아보고 앞으로를 그려 보는 일이다.

주지하듯 노사정위가 경사노위로 이름을 바꾸면서 가장 강력하게 앞세웠던 것이 ‘청년·비정규직·여성 대표 3인이었다. 그러나 계층별 한 명의 대표만으로는 부족했다. 계층별 대표에게 주어지는 역할과 책임은 지나치게 무거웠던 반면 결정 권한은 충분하게 주어지지 않았다. 결국 경사노위가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안을 두고 내홍을 겪는 과정에서 계층별 대표는 의결구조 문제를 지적하다 해촉됐다. 청년유니온은 경사노위가 단순히 취지에서만 청년을 담을 것이 아니라, 또는 기념사진을 찍을 때만 청년을 중심에 놓을 것이 아니라 실질적 결정에도 청년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어야 한다고 계속해서 주장해 왔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본위원회의 청년 대표에게 과중됐던 책임을 나눠질 좀 더 많은 주체들이 경사노위 안으로 들어왔다는 점에서 분명히 개선된 것이다. '청년'과 '노동' 의제를 중심으로 청년유니온·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특성화고권리연합회·광주청년정책네트워크·대구 청년연대은행 디딤 등 다양한 단체들이 모였다.

청년단체들이 모이고 사회불평등과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에 대해 토론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새로이 꾸려진 청년위원회에서는 △노동시장 내 격차 해소방안 △코로나19와 청년일자리 문제 △수습‧인턴‧실습‧어시스턴트 등 청년 착취형 노동 근절방안 △성별‧학력‧지역 채용차별 개선방안 △청년 부채 해결 방안을 다룬다. 벌써부터 다루고 싶은, 다루어야 할 의제가 너무 많다며 열의를 불태우고 있다.

다만, 경사노위가 이 열의를 받아 안기 위해 개선해야 하는 점도 있다. 각 계층별위에서 제안된 안건이 본위원회에서 어떻게 다뤄질지는 알 수 없다. 어렵게 구성된 계층별위 논의가 정부 정책에 실질적으로 반영되게 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 그랬을 때 더 다양한 주체가 이 채널 안으로 들어오게 될 것이다. 현재 미흡하다고 평가되는 대표성 문제도 풀릴 수 있을 것이다.

출범에 그쳐선 안 돼, 사회적 대화 공동체의 관심·후원 필요
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 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취약노동층이 사회적 대화 기구 내에 계층별위원회를 꾸려 둥지를 틀고 사회적 대화의 큰 흐름에 보다 두텁게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2018년 11월 경사노위가 출범하면서 제도를 개혁했던 근본 취지를 달성하기 위해 한층 더 진일보한 조건을 마련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새롭게 사회적 대화 활성화를 도모하면서 가장 강조한 것이 바로 양극화 해소라는 과제였다. 경사노위는 그것을 실현하는 주요한 수단으로 주변부 노동시장에 존재하는 청년·여성·비정규직 대표자들이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 별도의 위원회 설립을 명문화했다. 지난해 초 탄력근로 시간제 개혁 관련 합의 과정에서 경사노위가 파행을 겪으면서 취약 노동계층의 새로운 사회적 대화기구 참여를 위한 충분조건에 대한 고민이 증폭했다. 이를 염두에 두면, 이번 계층별위 출범은 달랑 본위원회에 3인의 대표자에게 참여기회를 제공하는 것의 한계를 극복할 기반을 마련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관건은 계층별위 출범으로 충분히 그 한계가 극복될 수 있느냐다. 현재의 경사노위 운영위원회는 여전히 조직화된 노사가 중심적으로 이끌어 간다. 여기에서 계층별위 논의와 요구에 대해 민감하고 능동적으로 반응을 하지 않으면 계층별위 설치는 그저 하나의 필요조건 달성 수준에 머물 수 있다.

취약 노동계층은 자신들의 이해를 정책의 언어로 정제화시켜 사회적 어젠다화 할 수 있는 역량이 약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전문가들과 경사노위 사무처의 별도 지원과 협업이 동반돼야 한다. 조직노동도 보다 세심하게 약자들의 요구와 필요에 귀를 기울여 줘야 한다. 달랑 위원회를 설치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해 우리 사회에서 사회적 대화가 덜 겉돌고 의미 있는 역할을 하도록 가기 위해서는 계층별위 참여주체들은 물론이고, 사회적 대화 공동체 모두의 관심과 후원이 절실하다.

향후 경사노위 계층별위 안팍에서 진행되는 사회적 대화가 취약노동층의 눈물을 닦아 주는 정책형성에 큰 기여를 해 나갈 수 있길 고대해 본다.

편집부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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