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 보라매병원과 비정규 노동자들이 정규직 전환 대상을 놓고 또 갈등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노사는 지난해 9월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에 합의했지만 보라매병원만 정규직 전환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

10개월째 노사 평행선

27일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비정규 노동자들로 구성된 보라매병원민들레분회(분회장 임영심) 조합원 중 환경미화·장례식장·콜센터 노동자들이 28일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쟁점은 정규직 전환 대상이다.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와 서울대병원 사측은 지난해 9월 서울대병원 본원·강남센터·보라매병원 간접고용 노동자들에 대한 직접고용 정규직 전환에 합의했다. 본원 노·사·전문가협의기구에서 구체적 방안을 합의한 뒤 강남센터·보라매병원에 동일하게 적용하기로 했다.

본원과 강남센터는 2019년 11월1일자로 정규직 전환을 완료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보라매병원에 대서는 전환 시기를 명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본원과 강남센터는 합의대로 지난해 11월1일 직접고용 정규직 전환을 완료했지만 보라매병원은 합의가 지연되고 있다.

보라매병원과 분회 간 쟁점은 장례식장 운영이 고도의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업무인지 여부다. 지난해 합의서에는 “병원은 일부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업체는 전환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문구가 있다.

사측은 “장례식장 노동자는 전문기술직이고, 콜센터는 곧 자동화할 것”이라며 장례식장과 콜센터 노동자 35명을 정규직화 대상에서 제외했다. 27명은 콜센터 노동자, 8명은 장례식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다. 정규직 전환 대상자는 248명이다.

분회는 “상시·지속업무를 하는 콜센터·장례식장 노동자를 배제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분회는 사측에 합의 이행을 요구하며 병원 로비 앞에서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

경북대병원·강원대병원 정규직 전환

보라매병원 방침은 다른 병원과 비교된다.

보라매병원 정규직화 대상에서 제외된 장례식장 노동자와 콜센터 노동자를 경북대병원과 강원대병원은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지난해 10월 경북대병원 노사는 새로운 직군을 신설하는 방식으로 비정규직 376명을 정규직화하는 데 합의했다. 병원측이 민간위탁 대상이라며 정규직화 대상에서 제외하려 한 장례식장 노동자들도 전환대상에 포함됐다. 이들은 7월1일자로 정규직화가 완료됐다.

강원대병원도 경북대병원과 같은 방식으로 정규직 전환을 실시했다. 업무협력직이라는 직무를 새롭게 만들어 임금과 승진 같은 기준을 수립했다. 콜센터 노동자들은 청소·주차·시설관리·경비·전산관리 직무에서 일하던 파견·용역 노동자 98명과 함께 5월1일자로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변성민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 조직국장은 “경북대병원과 강원대병원 사례를 보면 장례식장과 콜센터 업무는 상시·지속적 업무라는 것이 확인된 만큼 정규직으로 직접고용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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