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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고용직 고용보험 확대, 여전한 ‘전속성 족쇄’노동계 “노무제공계약 조건, 적용직종 시행령 위임에 대상 축소 우려”
▲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
정부가 ‘전 국민 고용보험’을 내걸며 지난 8일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지만 “전속성을 폐지하라”는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들의 목소리는 아직도 높다.

입법예고안에는 “주로 하나의 사업에 그 운영에 필요한 노무를 상시적으로 제공하고 보수를 받아 생활”하는 특수고용직을 산재보험 당연적용 대상으로 명시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산재보험법)과 같은 문구는 없다. 고용보험 당연적용 대상을 “다른 사람의 사업을 위해 자신이 노무를 제공하고 사업주 등으로부터 대가를 얻는 계약을 체결한 사람”으로 한정하면서 사실상 전속성 기준을 버리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리운전노조 “현장과 괴리된 법안”

26일 대리운전노조(위원장 김주환)에 따르면 노조는 지난 20일부터 서울 장교동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고용보험과 산재보험 적용대상에서 전속성 기준 폐지를 요구하고 나섰다.

노조는 17일 설립신고 429일 만에 설립신고증을 교부받았다. 설립신고증 교부가 오랫동안 미뤄진 것은 ‘전속성’ 때문이었다. 전속성에 발목 잡혀 온 대리운전 노동자들이 설립신고증을 받고 나서도 다시 전속성을 지적하며 농성하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김주환 노조 위원장은 이번 입법예고안을 두고 “정부가 이중문을 만들어 앞문은 열어 두고 뒷문은 감춘 채 빗장까지 걸었다”고 평가했다. 법 적용 대상을 “노무제공계약을 체결한 사람”으로 명시하고 구체적인 대상을 시행령에 위임한 것을 빗댄 말이다. 특수고용 노동자들은 계약 특성상 노무계약을 체결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현장과 괴리가 있다. 게다가 고용보험을 적용받는 구체적인 직종을 시행령에 위임하면서 사실상 전속성 기준을 살려 놨다는 지적이다.

특수고용직인 대리기사는 대리운전 접수·기사 배정에 필요한 여러 개의 프로그램 업체와 계약을 맺고 일한다. 최소 2개 이상의 프로그램을 사용한다. 김 위원장은 “한 업체와 연락을 받아 일하는 기사는 거의 없다”며 “산재보험법이 지정한 기준에 해당하는 대리운전기사는 20만명 중에 4명 정도”라고 말했다.

노동부 “가입범위 확대 위해 ‘노무제공자’ 명시”

라이더유니온(위원장 박정훈)도 “이번 개정안은 여전히 현행법상 근로자 개념에 갇혀 있다”며 “산재보험특례에서 소위 전속성을 기준으로 적용대상을 선별하는 기준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 우려된다”고 밝혔다.

박정훈 위원장은 “산재보험법상 특수고용직 특례 지정은 4개 직종부터 시작됐는데 14개 직종까지 확대하는 데 20년이 걸렸다”며 “정부가 업종 추가 방식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것은 전국민 고용보험 취지와 정반대”라고 비판했다.

권영국 정의당 노동본부장(변호사)은 “이번 입법예고안은 전속성이라는 문구는 빠졌지만 정부가 전속성을 완전히 폐지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정부가 주관적으로 통제하겠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전속성이 적더라도 (산재보험보다) 가입할 수 있는 범위를 열어 놓기 위해 법에서 ‘특수형태근로종사자’라는 용어 대신 노무제공자라는 표현을 쓴 것”이라며 “당사자·사용자 등 각계 의견을 들어 구체적인 적용 범위는 시행령에 명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소희  sohee@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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