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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전 시작한 민주노총, 내년 2월에야 지도력 복원수면 아래 가라 앉은 ‘사회적 대화’ 불씨는 남아 … 대정부 관계 대변화 예고
▲ 정기훈 기자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대표자회의 합의 최종안이 임시대의원대회에서 부결된 사건은 민주노총 앞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대화에 반대하는 강한 기류를 재확인했지만 그럼에도 대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흐름도 강해지고 있음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노사정대표자회의가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 다수의 결정으로 추진된 데다 최종안 발표 후 논란이 ‘무조건 안 돼’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합의 내용 부실’로 이어진 점이 이런 예상을 가능하게 한다. 이번 사건으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듯 보이는 사회적 대화 논란은 언제라도 다시 떠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은 당장 지도부 공백 상황을 해소하고 조직을 추스르는 급한 과제에 직면했다.

선거전 시작한 민주노총, 통합집행부 가능성 ‘솔솔’

26일 민주노총에 따르면 민주노총은 27일 오후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14차 임시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논의한다. 중집 위원들이 추천한 인물을 호선하는 방식으로 위원장격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사무총장격인 집행위원장을 결정한다. 최종 합의안 부결을 주도했던 조합원들은 지난 24일 김명환 위원장이 사퇴 의사를 밝힌 직후 서울 모처에 모여 비대위 구성에 대해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 의견그룹들이 비대위원장-집행위원장을 각각 맡는 방식으로 통합집행부를 꾸릴 것으로 전망된다.

비대위 핵심 업무는 올해 12월로 예정된 위원장 선거 준비다. 다음달 선거일정을 확정하면 9월 중순 선고공고, 10월 말 후보등록, 11월 선거운동, 11월 말~12월 1차투표·결선투표로 이어지는 선거전이 시작된다. 최종 합의안 논의 과정에서 불거진 내부 갈등이 선거 전초전 성격도 일부 있었다는 점에서 치열한 선거가 예상된다. 이번에 합의안 부결에 손을 잡았던 의견그룹들이 선거에서도 계속 공조할지는 미지수다.

갈등이 매우 심각한 상태라는 점에서 주요 의견그룹이 통합후보를 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선거 과정에서 ‘사회적 대화 참여’ 같은 공약이 다시 제기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민주노총 모든 세력이 의견을 합치하지 않은 사업은 직선제로 선출한 집행부라도 추진하기 어렵다는 게 확인됐기 때문이다. 논란을 유발하는 공약 대신 내부 단합·단결을 강조하는 의견이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위원장 후보로는 최종 합의안 반대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윤택근 부위원장, 양동규 부위원장, 최준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 등이 거론된다.

상층부 대화 중단으로 노정 관계 재편 예상
내년 2월 출범할 신입 집행부 앞길도 험난할 듯


민주노총 집행부는 정기 대의원대회에서 부위원장 선출까지 끝낸 내년 2월에서야 복원된다. 첫 숙제는 코로나19 사태와 제조업 위기·한계기업 발생에 따른 고용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장외 투쟁으로 노동의제를 사회이슈로 부각하고 정부·국회를 압박하는 전략 외에는 선택지가 없어 보인다. 코로나19 사태가 종식하지 않을 경우 대규모 장외투쟁을 하기 어렵다는 변수가 있다. 개혁의제 입법화가 집중되는 국회의 시간이 오래가지 못하고 내년 하반기 대선 국면에 휘말릴 것이라는 점도 민주노총으로서는 악재다. 새 집행부 임기 초반의 전략·전술이 매우 중요해지게 됐다.

상층부 노정 대화도 한동안 복원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당장 최종 합의안 이행 과정에서 민주노총 ‘패싱’이 점쳐진다. 경제사회노동위는 28일 본회의를 열고 최종 합의안을 심의·의결한다. 정부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비대위 체계가 가동하면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참여부터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일자리위 관계자는 “총연맹 위원장이 아닌 비대위원장이 참여하는 방안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최종 합의안이 부결됐다고 민주노총이 노동 대표성을 상실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새 집행부 사업 등을 지켜보는 시간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동부 지방노동관서장 출신의 정부부처 관계자는 “현장 노동자들이 노동부를 찾아가 민원을 말하기도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노정 관계는 한국노총쪽으로 무게중심이 기우는 모양새다. 한국노총은 민주노총 결정 전에는 최종 합의안을 경사노위에서 빨리 이행하라고 속도전을 주문했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우리의 요구에 미지근한 입장을 취했던 정부가 민주노총 임시대대 부결 후 재촉하는 입장으로 태세를 전환했다”며 “정부 태도를 지켜보면서 이 문제에 접근하겠다”고 말했다.

제정남  jjn@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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