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기업 오너가 4년간 재판받는 게 정상이냐고 어느 국회의원이 묻는다. 기업활동에 차질을 빚을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뉴스페이지 곳곳에 높다. 경제가 어려운데, 기업이 어려운데, 어느 돌림노래 후렴구 같은 말이 앞선다. 최저임금을 삭감하자고 나선다. 도대체 멈출 수는 없는 것인지, 이 와중에도 꼬박꼬박 일터에서 사람이 죽어 간다. 코로나19 위기 비상시국에 일터에서 제일 먼저 잘려 밥벌이 활동 벼랑에 선 사람들 목소리는 갈 곳 없다. 집회는 금지됐고, 농성 천막은 치는 족족 철거됐다. 이게 정상이냐고 묻고 소리쳐도 조용히 묻히기 일쑤다. 방역지침은 출근길 꽉 들어찬 버스와 지하철에서만큼은 느슨하다. 한길가 사방이 뚫린 작은 농성장에서 추상같다. 목소리 낼 길 찾아 길에 선 사람들은 그러니 말길이 막혀 한숨 깊다. 저 멀리 떠나는 여행처럼 멈출 수도 없어, 사람들은 이 시국에 꼬박 일터에 간다. 숱한 친목 모임처럼 미룰 수가 없어, 하청·비정규직 따위 꼬리표 달고 먼저 잘린 사람들은 이 와중에 길에 나선다. 이 시국에 집회를 연다. 목소리 낸다. 들어 보면 곡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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