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본부장 이윤희)는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급식조리 조합원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이번 설문조사는 유·초·중·고와 특수학교 급식노동자 2천85명을 대상으로 지난 8~12일 했다.
급식시간 78.6% “길어졌다”
설문조사 결과 급식노동자 10명 중 4명(40.5%)은 배식업무 시간이 평소보다 1.5배 길어졌다고 답했다. 2배 길어졌다(28.9%)거나 3배 길어졌다(7.4%), 그 이상 길어졌다(1.8%)는 식으로 길어졌다는 응답이 절대 다수였다. 동일하다는 대답은 21.4%에 불과했다.
현재 일선학교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학생 등교를 분산했다. 밀집도를 3분의 1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학년별로 요일을 나눠 등교하는 식이다. 이 때문에 배식 대상 인원은 줄었지만 방역지침에 따라 이들 학생의 식사시간도 분산하면서 실제 배식업무와 조리업무 시간은 도리어 늘었다.
김영애 교육공무직본부 부본부장은 “오전 동안 음식을 만들어 점심시간 1시간 내 배식을 완료했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2시간 이상 배식을 하고 있다”며 “1개 조가 식사를 마치면 다시 다음 조 학생을 배식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학생이 식사를 번갈아 하는 사이 소독과 방역도 급식노동자가 직접 한다.
교육부의 등교수업 지침에 따라 학교 내 방역인력을 충원했으나 급식실은 식자재를 다뤄야 해 인력충원에서 누락했다. 김 부본부장은 “식사 뒤 식당 구석구석을 소독하고 다시 학생을 맞이하는데 인력을 지원받지 못해 고충이 크다”고 토로했다. 배식 후 소독은 학년별 식사 후 소독한다는 응답이 59%로 가장 많았다. 전체 학년 식사 후 소독(19.7%), 학년별 2회 소독(10.1%), 그 이상(7.1%) 순이다. 별도로 소독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4.1%로 나타났다. 소독은 주로 급식노동자(79.4%)가 했다. 방역지원 인력(17.8%), 타 교직원(2.8%) 순이다.
폭염에 마스크 쓰고 고온 조리업무
게다가 노동자들은 이 작업을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채 한다. 기존에도 위생마스크를 썼지만 방역마스크와 달리 숨 쉬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이윤희 본부장은 “여름철 학교 조리실 더위는 살인적”이라며 “음식 온도가 떨어질 우려가 있어 에어컨도 잘 가동하지 못한 채 온몸을 감싸는 조리복을 입고 마스크까지 쓴 채 일하지만, 인력이 부족해 물 한 잔 마실 시간도 내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일선학교 급식실 가운데 에어컨을 켠 곳은 55.8%에 불과했다. 23.9%는 켜고 끄기를 반복했고, 20.3%는 아예 켜지 않았다. 최근 고용노동부는 폭염 대비 노동자 건강보호 대책을 내놓았지만 급식노동자에 대한 대책은 빠졌다.
학교 시설관리·미화 노동자도 폭염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됐다. 김 부본부장은 “학교 복도와 화장실엔 냉방장치가 없어 청소노동자의 혹서기 온열질환이 예상된다”며 “고열 작업환경에 노출된 노동자를 위한 업무 강도 완화와 휴게시간 보장, 휴게실 설치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