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는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로 급식·시설관리 노동자의 노동강도가 높아지고, 7~8월 폭염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됐다며 교육당국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재 기자>
코로나19로 일선학교가 점심시간을 1시간 연장하면서 급식노동자 배식업무 시간이 1.5~3배 길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급식실 방역업무까지 도맡아 처리하면서 업무강도가 높아졌다는 지적이다. 급식노동자들은 교육당국에 7~8월 혹서기에 앞서 휴게실 마련을 포함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본부장 이윤희)는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급식조리 조합원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이번 설문조사는 유·초·중·고와 특수학교 급식노동자 2천85명을 대상으로 지난 8~12일 했다.

급식시간 78.6% “길어졌다”

설문조사 결과 급식노동자 10명 중 4명(40.5%)은 배식업무 시간이 평소보다 1.5배 길어졌다고 답했다. 2배 길어졌다(28.9%)거나 3배 길어졌다(7.4%), 그 이상 길어졌다(1.8%)는 식으로 길어졌다는 응답이 절대 다수였다. 동일하다는 대답은 21.4%에 불과했다.

현재 일선학교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학생 등교를 분산했다. 밀집도를 3분의 1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학년별로 요일을 나눠 등교하는 식이다. 이 때문에 배식 대상 인원은 줄었지만 방역지침에 따라 이들 학생의 식사시간도 분산하면서 실제 배식업무와 조리업무 시간은 도리어 늘었다.

김영애 교육공무직본부 부본부장은 “오전 동안 음식을 만들어 점심시간 1시간 내 배식을 완료했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2시간 이상 배식을 하고 있다”며 “1개 조가 식사를 마치면 다시 다음 조 학생을 배식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학생이 식사를 번갈아 하는 사이 소독과 방역도 급식노동자가 직접 한다.

교육부의 등교수업 지침에 따라 학교 내 방역인력을 충원했으나 급식실은 식자재를 다뤄야 해 인력충원에서 누락했다. 김 부본부장은 “식사 뒤 식당 구석구석을 소독하고 다시 학생을 맞이하는데 인력을 지원받지 못해 고충이 크다”고 토로했다. 배식 후 소독은 학년별 식사 후 소독한다는 응답이 59%로 가장 많았다. 전체 학년 식사 후 소독(19.7%), 학년별 2회 소독(10.1%), 그 이상(7.1%) 순이다. 별도로 소독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4.1%로 나타났다. 소독은 주로 급식노동자(79.4%)가 했다. 방역지원 인력(17.8%), 타 교직원(2.8%) 순이다.

폭염에 마스크 쓰고 고온 조리업무

게다가 노동자들은 이 작업을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채 한다. 기존에도 위생마스크를 썼지만 방역마스크와 달리 숨 쉬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이윤희 본부장은 “여름철 학교 조리실 더위는 살인적”이라며 “음식 온도가 떨어질 우려가 있어 에어컨도 잘 가동하지 못한 채 온몸을 감싸는 조리복을 입고 마스크까지 쓴 채 일하지만, 인력이 부족해 물 한 잔 마실 시간도 내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일선학교 급식실 가운데 에어컨을 켠 곳은 55.8%에 불과했다. 23.9%는 켜고 끄기를 반복했고, 20.3%는 아예 켜지 않았다. 최근 고용노동부는 폭염 대비 노동자 건강보호 대책을 내놓았지만 급식노동자에 대한 대책은 빠졌다.

학교 시설관리·미화 노동자도 폭염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됐다. 김 부본부장은 “학교 복도와 화장실엔 냉방장치가 없어 청소노동자의 혹서기 온열질환이 예상된다”며 “고열 작업환경에 노출된 노동자를 위한 업무 강도 완화와 휴게시간 보장, 휴게실 설치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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