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임금협상을 해를 넘겨 올해 4월에서야 마무리했던 한국지엠·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2020년 임금·단체교섭을 앞두고 다시 갈등하고 있다.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와 르노삼성자동차노조는 2018·2019년 임금동결을 받아들였던 만큼 더 이상의 동결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회사의 자산매각 움직임에 대해서도 구조조정을 우려하며 반발했다.

21일 노동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지부는 지난 18일 오후 21차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2020년 임단협 요구안을 확정했다. 생활임금 보장과 노동소득 분배구조 개선을 위해 기본급 월 12만304원 인상(정기·호봉승급분 제외)과 통상임금의 400%와 600만원 성과급 지급이 핵심이다.

지부 관계자는 “2년간 임금동결로 인한 조합원들의 고통을 해소하는 측면에서 임금인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팀장급(피플리더) 이상 간부들이 경영상황과 무관하게 매년 성과급을 받아 온 것에 대해 조합원들의 박탈감이 누적됐다는 설명이다.

지부에 따르면 임시대의원대회에서 현장 발의로 채택된 자산매각 및 부평 부품최적화물류센터(LOC) 부지매각 관련 요구안도 임단협 특별요구안에 포함됐다. 김성갑 한국지엠지부장은 회사의 LOC 부지매각에 반발해 18일 오후 부평공장 본관 앞에서 삭발하고 철야농성에 돌입했다.

사측 관계자는 “아직 지부에서 임단협 요구안을 받지 않아 입장을 밝힐 수는 없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자동차노조도 기본급이 2년에 걸쳐 동결됐기 때문에 이번에는 꼭 임금인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회사측 요구로 상견례 일정이 두 차례 미뤄진 뒤 노사는 아직 상견례 일정을 확정하지 못했다. 2019년 임금교섭 당시 이견을 좁히지 못해 2020년 임단협으로 미룬 △라인수당 조정 △생산직군(P)·영업직군(S) 통합과 단일호봉제 시행 △노동강도 완화 같은 의제가 쌓여 있다.

사측이 전국 직영서비스센터 12곳 가운데 일부 지점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이를 두고도 노사 간 갈등이 첨예해질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자동차노조 관계자는 “2019년 교섭 때 노동강도 완화를 위해 인력 60여명을 충원하기로 합의했지만 현재까지 이행되지 않고 있다”며 “회사가 노동자에게 협조적으로 나오지 않고 있는 만큼 강경하게 대응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7월 중에 상견례를 하면 회사 입장을 밝히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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