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훈 기자

“포스코 협력업체 45개사 중 5개사만 노조가 있습니다. 이 5개사만 임금이 포스코 대비 60% 정도 됩니다. 나머지는 45~50% 수준입니다. 쪼개진 회사에는 단체협약도 없습니다. 복지도 저하됩니다.”

18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 선 박옥경 성암산업노조 위원장이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며 한 말이다. 성암산업은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완성품과 원자재를 운송하는 하청업체다. 성암산업은 업무를 5개로 나눠 포스코에 차례대로 반납했고, 포스코는 다른 협력사에 작업권을 이양했다. 노동자들에게는 이달 30일자로 해고한다는 해고예고통보를 한 상태다.

노동자들은 2018년 2월 포스코가 노조와 합의한 ‘분사 없는 매각’ 약속을 지킬 것을 요구하며 1월부터 160일 넘게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 최근 금속노련과 함께 국회 앞에 농성장을 마련했다. 노조는 △조합원 고용보장 △임금·복지 저하 없는 작업권 이양 △분사 금지 △임단협 승계를 요구하고 있다.

박옥경 위원장은 “3월8일부터 (직장폐쇄로) 현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며 “조합원들은 작업대기를 시키고, 노조 탈퇴자만 현장에 들여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만재 연맹 위원장은 “포스코는 사내하청 노조를 무력화하기 위한 불법적 직장폐쇄, 부당노동행위와 해고 협박을 중단하고 분사매각 금지 약속을 성실히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기자회견을 소개한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포스코의 분할 매각으로 노동자들이 심각한 고용불안과 생존권 위협을 겪고 있다”며 “고용안정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은 “회사가 5개로 쪼개지면 노조도 쪼개지고 기존에 노조가 적용받던 단협도 없어진다”며 “포스코가 노조와 한 분사 없는 매각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뒤집은 이유도 눈엣가시 같은 노조가 없는 협력업체와 일하겠다는 뜻 아니겠는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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