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엘지(LG)헬로비전 비정규직지부 이희민 조합원(앞)과 유희원 사무국장이 12일 서울 한강대교 아치 위에서 원청 직접고용 등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LG헬로비전 고객센터에서 케이블TV·인터넷을 설치·수리·철거하는 협력업체 노동자가 지난 12일 오후 원청에 처우개선 합의 이행을 촉구하며 한강대교 아치에 올랐다 6시간여 만에 내려왔다. LG헬로비전은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추가 비용을 부담하겠다고 약속했다.

14일 희망연대노조 LG헬로비전비정규직지부(옛 CJ헬로고객센터지부)에 따르면 양천·부평고객센터에서 일하는 이희민·유희원 조합원이 12일 한강대교 북단 아치에 올랐다. 지난 4일 2019·2020년 임금·단체교섭이 결렬된 직후 LG헬로비전 모회사인 LG유플러스 용산 사옥 앞에서 천막농성을 했지만, 원청이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으면서 고공농성을 택했다.

지난 3월 LG헬로비전은 노조와 ‘홈서비스센터(고객센터) 조합원 고용안정 및 처우개선 합의’를 하며 “2022년까지 고객센터 조합원의 임금수준을 LG유플러스 홈서비스센터 수준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약속했다. 노조는 이 합의가 이행되려면 전 고객센터 노동자의 2020년 기본급이 최소 212만원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고객센터 운영사 교섭을 대리하는 한국경총은 “기본급 198만원 이하 노동자에게 월 14만원 인상안”을 제시했다. 노조는 “최저임금 수준의 기본급을 받는 노동자가 다수”라며 경총 제안을 거부했다. 결국 교섭은 결렬됐다.

노조는 교섭 결렬 이후 원청 개입을 요구했지만 LG헬로비전은 “협력사와 노조가 합의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면서도 교섭 직접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직접 나서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노조 관계자는 “LG헬로비전은 고공농성을 하자 임금 14만원 인상 외 추가비용을 지원하고 협력업체에도 노동조건 개선비용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며 “다만 구체적인 액수는 밝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이번주 경총과 교섭을 재개할 예정이다.

LG헬로비전 관계자는 “3월 합의를 존중하며, 합의 내용이 성실히 이행될 수 있도록 협력사 및 노조와 의견수렴을 위해 노력했다”며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가교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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