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컨설팅이 세운 노조파괴 시나리오에 따라 노조가 무력화된 금속노조 발레오만도지회(지회장 이강식)가 교섭대표노조 지위를 획득했다. 직장폐쇄와 기업노조 설립을 동원한 사측의 노조파괴가 시도된 지 10년 만의 일이다.

28일 금속노조 경주지부 발레오만도지회에 따르면 경북지방노동위는 지난 27일 심판위원회를 열고 지회가 낸 교섭요구 노조 확정공고에 대한 이의신청을 인정하는 결정을 했다.

발레오전장시스템스코리아(옛 발레오만도)는 2010년 2월 경비업무 외주화에 반대해 지회가 쟁의행위를 하자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회사는 같은해 3월 창조컨설팅과 계약한 뒤 지회 대항세력인 기업노조 설립을 지원했다. 노조파괴 과정에서 지회 조합원 26명이 해고·정직 등 징계를 받았고, 이 중 해고자 13명은 2017년에서야 부당해고 판결 끝에 복직했다. 당시 강기봉 대표이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상 부당노동행위를 한 점이 드러나 징역 8월형을 선고받았다. 지난 3월30일 만기출소한 뒤 최근 사직했다.

회사 지원을 받은 지회 일부 조합원들은 2010년 총회를 열어 기업노조로 조직형태를 변경했다. 이에 불복한 지회 조합원들은 금속노조 활동을 계속했다. 올해 6월 단체협약 만료를 앞두고 기업노조와 지회는 창구단일화 절차를 밟았다. 지회는 회사가 교섭대표노조는 기업노조라고 공고하자 경북지노위에 이의 신청을 했다. 경북지노위 심의 결과 두 노조 전체 조합원 450명 중 지회 조합원이 229명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강식 지회장은 “노조파괴가 자행되고 10년 만에 민주현장을 복원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며 “지회는 대표노조라 자만하지 않고, 소속에 상관없이 모든 노동자의 진정한 권익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회는 올해 임단협에서 교육시간 확대 등 노조활동 보장 방안에 주력한다. 기업노조와 지회 조합원에게 차별 적용한 성과급 격차를 해소할 방침이다. 지회 조합원을 확대할 수 있도록 기업노조 조합원을 대상으로 하는 조직사업에도 집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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