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태일50주기 범국민행사위원회 주최로 14일 오후 서울 청계천로 전태일기념관에서 열린 50주기 기념포럼 ‘2020 내가 전태일이다’가 열렸다. 정기훈 기자
청년들이 2020년 한국 사회가 전태일 열사가 살았던 1960년대와 다르지 않다고 느끼고, 원인은 문제제기를 외면하는 기득권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14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전태일기념관에서 아름다운청년 전태일50주기범국민행사위원회 주최로 전태일 50주기 기념포럼이 열렸다. 포럼에서는 전태일 50주기를 맞아 청년 분야 단체들이 노동·여성·교육·참여·주거 분야 문제를 논의했다. 위원회에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전태일재단을 포함해 170여개 노동·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엄창환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 대표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인이 문제제기를 했을 때 변하지 않는 시스템이란 점이 전태일 열사 시대와 같다”며 “문제를 해결하려면 당사자가 문제 제기하고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해지 전국대학생회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은 노동과 일상이 유리됐다고 지적했다. 이 집행위원장은 “대학생은 ‘학생’임과 동시에 생계를 고민하는 노동자”라며 “노동을 일상에 녹여 내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영민 청년유니온 사무처장은 도제식 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전태일 시대 여공은 도제식 교육을 받았다”며 “도제식 시스템인 패션디자이너 업계, 프랜차이즈 미용업계와 같은 경우 교육과 노동 사이에서 제도적 보호가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신정웅 알바노조 위원장은 “돈이 필요할 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노동형태가 아르바이트이며 이는 당시 여공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달 서울 강북에 아파트 단지 상권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아르바이트 한 명을 채용하는데 400명이 몰렸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그는 “경기불황이 장기화하며 취업문이 좁아지고, 노동조건이 더 악화되는데 직장은 잃을 수 없으니 이를 참아야만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성차별 문제도 제기됐다. 김희경 전국여성노조 디지털콘텐츠창작노동자지회장은 여공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여공이 낮은 자리에서 노동했던 것처럼 여성작가들도 대우받지 못한다”며 “재단사가 남성이 많았듯 대우받는 담당자는 남성이 대다수”라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이날 청년 분야를 시작으로 2주 간격으로 노동·문학·여성·문화 분야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하고 7월24일 분야별 토론을 아우르는 전태일 50주기 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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