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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질을 높이는 경제정책이채은 청년유니온 위원장
▲ 이채은 청년유니온 위원장

문재인 정부가 4년차에 들어섰다. 출범 당시 문재인 정부는 중심 경제정책으로 소득주도 성장을 내세웠다. 소득주도 성장은 경제 운영의 패러다임을 바꿔서 한국 사회 불평등을 함께 해결하겠다는 원대한 목적이 있었다. 하지만 막상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최저임금과 구직활동지원금 외에 크지 않았다.

소득주도 성장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것은 최저임금이다. 한국 사회의 불평등 해결을 위한 최저임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공감대 위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선거 당시 최저임금 1만원을 공약했다. 그리고 그러한 공약은 2017년과 2018년에 두 번의 최저임금 대폭 인상 결정으로 이어졌다. 아마 소득주도 성장과 관련해 가장 효능감이 높은 결과물이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임금노동자 비중이 낮고, 저임금 노동자가 많은 한국 사회 현실상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위해서 근로장려세제(EITC) 같은 저소득자 소득보장 확대, 프랜차이즈 본사·가맹점, 원·하청 간 불공정 거래 문제, 기본급 비중이 낮은 기형적 임금체계에 대한 산입범위 조정을 병행해야 했다. 그러나 정부는 어떻게 한국 경제의 구조를, 노동이 처한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면밀한 계획 없이 우왕좌왕하는 행보를 보였다. 산입범위 논란이나, 올해 사실상 동결 수준인 최저임금 2.87% 인상이 잘 보여준다. 노동법 사각지대를 노리고 급격히 증가하는 초단시간 노동과 프리랜서·플랫폼 노동 등에 대한 제도적 보완은 미흡하기만 하다.

노동시장 내에서 최저임금을 통해 불평등을 줄인다면, 아울러 노동시장 밖에 놓인 이들을 노동시장 안으로 끌어들이는 고용정책도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고용보험 사각지대를 줄이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고용보험은 여전히 자발적 이직자와 프리랜서·플랫폼 노동을 포괄하지 못하고 있다. 자발적 이직자는 보험료를 냈는데도 자발적으로 회사를 그만뒀다는 이유로 실업급여를 받지 못한다. 프리랜서와 플랫폼 노동자들은 일을 하는 노동자임에도 근로자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제대로 된 안전망 없이 소득의 불안정을 온전히 개인이 감당해야 한다. 특히 요즘과 같이 코로나19로 경제가 침체된 상황에서 프리랜서나 플랫폼 노동자들은 더 힘든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다. 이런 불안을 해결하기 위한 고용보험 개편 논의가 시급하다.

소득주도 성장이 가장 밑바닥에 놓인 저소득 계층에게는 얼마나 다가갔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기초생활보장이나 기초연금 같은 제도가 현 정부 들어서 얼마나 확대됐는지 따져 보면 여전히 부족하다. 부양의무제 폐지와 관련된 과제들은 충분히 다뤄졌다. 하지만 최저생계비는 현실적으로 책정됐는지, 기초연금 강화는 국민연금 개혁 논란에 발이 묶여 버리지는 않았는지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밑바닥을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의 인프라 확대를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증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특히 부동산 관련 세제 강화와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는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청년세대의 자조를 넘어서는 일이다. 그동안 문재인 정부는 증세와 같이 여론이 예민한 이슈에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심화하는 세습 불평등, 소득격차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누진적이고 획기적인 증세와 대대적인 복지 인프라 강화가 필요하다.

단순히 보수언론이 말하는 소득주도 성장을 폐기하네 마네 하는 논쟁을 넘어서, 최소한 사람을 중심으로 사회구조를 바꾸고 우리 경제 토대를 탄탄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현 정부 남은 임기에는 모두가 보다 안정적인 삶을 위해 우리 사회 안전망의 사각지대를 줄이고, 격차를 줄이는 데에 온 힘을 다해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상황에 대한 방역 성과로 시민들이 여당에 안겨 준 180석은 그런 의미일 것이다.

이채은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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