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오후 충북 청주시 CJB청주방송 앞에서 열린 고 이재학 PD 100일 추모문화제에서 고인의 유족이 발언하고 있다. 정소희 기자
처우개선을 요구하다가 해고된 뒤 지난 2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CJB청주방송 고 이재학 PD 관련 진상조사 보고서가 곧 나온다. 고인에 대한 근로자성 인정과 방송사 비정규 노동자 처우개선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13일 CJB청주방송 고 이재학 PD 사망 사건 진상조사위원회’(위원장 김혜진)에 따르면 18일 예정된 회의에서 진상조사 보고서가 채택된다. CJB청주방송·유족·언론노조·시민단체 추천 위원으로 구성된 진상조사위는 2월27일 출범한 뒤 고인의 사망 진상 규명과 CJB청주방송 내의 비정규직 실태조사를 진행해 왔다.

보고서에는 이 PD의 사망 사건 책임자를 밝히고 근로자성을 인정하는 내용과, CJB청주방송 비정규 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이행권고안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CJB청주방송은 진상조사위에 참가하면서 조사결과 수용과 해결방안·개선방안 즉시 이행을 약속한 바 있다.

진상조사위 간사인 윤지영 변호사(공익인권법재단 공감)는 “고인의 사망은 불안정한 프리랜서라는 지위때문에 벌어졌다”며 “진상조사위 활동의 핵심은 고인의 근로자성 인정을 통한 명예회복과 청주방송 비정규직 처우개선”이라고 말했다.

2004년부터 CJB청주방송에서 프리랜서로 일한 이재학 PD는 2018년 인건비 인상을 포함한 처우개선을 요구하다가 모든 프로에서 하차하고 해고됐다. 이후 CJB청주방송을 상대로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을 제기했다가 1심에서 패소했다. 올해 2월 “억울해 미치겠다”는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었다.

60여개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CJB청주방송 이재학 PD 사망사건 진상규명·책임자처벌·명예회복·비정규직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청주시 서원구 CJB청주방송 앞에서 이재학 PD 100일 추모문화제를 개최했다. 김혜진 진상조사위 위원장은 “고인은 죽음으로 방송계 노동자들의 노동자성이 인정되길 바랐다”며 이PD의 명예회복을 촉구했다. 추모문화제에는 방송가 비정규직 실태를 고발하면서 2016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이한빛 CJENM PD 어머니인 김혜영씨도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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