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 충격을 1997년 외환위기나 2009년 세계 금융위기 때보다 더 크게 체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경총은 기업 223곳을 대상으로 지난달 1일부터 20일까지 ‘코로나19 사태 관련 기업 인식 및 현황 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세계 금융위기 당시 충격 체감도를 100이라고 했을 때 외환위기(104.6)가 더 컸고, 코로나19 사태는 128.5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한 충격 체감도가 외환위기 때보다 28.5% 높다는 분석이다.

경총은 “최근 경제지표(전망치 포함)가 외환위기보다 심각하지 않는데도 많은 기업들이 코로나19 경제 충격이 더 클 것이라고 인식하는 이유는 이번 위기가 실물경제에서 비롯됐다는 점과 앞으로 전개될 위기의 폭과 강도를 예단하기 어려워 위기 심화 현상에 불안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응답 기업 10곳 중 7곳이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20% 이상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40.3%는 경영여건이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하기까지 1년 이상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들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시급히 개선해야 할 법·제도로 유연근무제(37.8%)를 꼽았다. 이어 해고요건(18.9%), 취업규칙 변경 절차(14.9%), 기간제·파견 등 규제(9%) 순으로 나타났다. 유연근무제 개선 요구는 300명 이상 대기업(52.3%)이 300명 미만 중소기업(28.7%)의 두 배가량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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