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9호선 지하철 청소용역업체가 유통기한 지난 소독액을 사용해 계약해지 됐는데 애꿎은 청소노동자들만 피해를 입게 됐다.

28일 민주여성노조(위원장 이찬배)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서울메트로9호선운영㈜은 청소용역업체 푸른환경코리아와 2년간 용역계약을 맺고 김포공항역~개화역 구간 역사와 전동차 청소용역을 맡겼다. 그런데 용역업체가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당시 사용하고 남은 소독액을 사용한 사실이 들통이 나면서 이달 30일자로 계약해지됐다. 소독액 유통기한 2년이 훨씬 지난 제품을 그대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푸른환경코리아가 계약해지되면서 1구간 역사 청소업무를 한 노동자 78명은 일자리를 잃는 것은 물론 퇴직금도 못받을 상황에 처했다. 회사가 퇴직금을 적립하지 않은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회사측은 ‘적자’를 내세우며 나몰라라 했고, 원청업체는 우리와 관계없는 일이라며 한 발 뺐다.

결국 민주여성노조 9호선지부는 27일부터 9호선 염창역에서 개화역까지 10개 역사 청소업무를 거부했다. 청소 노동자들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손을 놓으면서 10개 역사 환경과 방역에도 비상이 걸렸다.

강숙자 지부장은 “우리는 열심히 청소했을 뿐 아무런 잘못이 없는데 퇴직적립금을 못 받게 됐다”며 “유효기간이 지난 소독액을 사용해 계약해지 사태를 초래한 청소용역업체와 서울메트로9호선운영사가 책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메트로9호선운영측은 “사실관계를 확인 중에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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