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노조가 ‘2019 임금교섭 잠정합의안’ 조합원 찬반투표를 13~14일 한다. 잠정합의안이 통과되면 신차 XM3 수출 물량을 안정적으로 배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2일 노조에 따르면 찬반투표는 13일 부재자 투표, 14일 본투표로 이어진다. 노사는 지난 10일 본교섭을 열고 기본급 동결과 각종 보상금·격려금 지급 등을 골자로 한 임금협약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합의안에 따르면 기본급을 동결하는 대신 회사는 조합원에게 보상 격려금 200만원, XM3 성공 출시 격려금 200만원, 임금협상 타결 격려금 100만원 등 일시보상금 888만원이 지급된다. 변동급인 생산성격려금(PI)의 50%를 고정급화하고, 별도 재원 10%를 합한 공헌수당(60%)도 매월 5%씩 지급된다.

노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지역사회 어려움을 나눈다는 취지로 사회공헌기부금을 공동 조성한다. 올해 9월 창립 20주년 기념 임직원 가족 초청 행사를 시행하되, 코로나19 여파로 행사 진행이 어려울 때 10만원 상당의 선물이나 비즈 포인트를 지급하는 것에도 합의했다. 회사는 지난 2018년 임금·단체협약 부속합의에 따른 노사상생 선언 격려금 잔여분(40%)은 총회 가결 후 일주일 내 지급하기로 했다.

임금피크제 수당적용 제외 항목도 추가됐다. 현행 가족수당·중식대 보조·관리수당·교대수당·자격면허수당 등에서 라인수당·고객관리수당·경영지원수당·기술수당·안전환경수당 등 5개 수당을 추가했다.

이번 교섭에서 노조가 강하게 요구했던 직무등급 조정과 라인수당 인상, 생산직군(P)·영업직군(S) 통합 문제는 ‘2020년 임단협’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기본급 인상을 둘러싸고 해를 넘겨 갈등했던 르노삼성 노사가 임금교섭을 마무리한 이유는 코로나19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자동차 공장 73%가 가동을 중단하는 등 위기가 고조되면서 노사 양측 모두 갈등을 접고 생산에 집중하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노조 관계자는 “르노그룹에서는 유일하게 부산공장을 포함해 두 곳만 차량 생산을 이어 가고 있지만 부품 수급 문제가 생기면 라인이 멈출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국내에도 무급휴직 중인 업체들이 많은데 여기서 갈등을 더 이어 가기가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잠정합의안이 통과하고, 노사관계가 안정기에 접어들면 XM3의 수출물량 배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르노그룹의 2인자인 호세 비센테 데로스 모소스 제조부문 총괄부회장은 올해 1월 부산공장을 방문해 “노사 간 임금협상만 잘 마무리되면 XM3의 유럽 수출도 가능할 것”이라며 물량 배정을 위한 조건을 제시한 바 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기 직전이었다는 점에서, 상황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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