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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안전관리 지침 시행 1년 평가해 보니] 위험작업 2인1조 의무화했더니 하청노동자에 지침 준수 각서 요구?공공기관 안전 예산·인력 증원 없는 허울뿐인 ‘안전경영’
▲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

“공공기관이나 공기업 평가에서 수익이 아니라 안전부문에 더 많은 점수를 주도록 전체적인 평가기준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 공공기관 사장이나 임원진들이 자기 일처럼, 자기 자식 돌보듯이 직원들을 돌보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것을 못하면 전부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

고 김용균 태안 화력발전소 하청노동자의 죽음 이후 문재인 대통령은 “적어도 공공부문만큼은 걱정하지 않도록 하길 바란다”며 공공기관 안전관리 대책을 주문했다.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정부합동TF팀은 두 달 뒤 위험작업은 2인1조 근무를 의무화하고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기관장을 해임할 수 있도록 한 ‘공공기관 안전관리 지침’을 발표했다. 그리고 1년이 지났다. 공공기관 안전관리는 얼마나 나아졌을까.

지침 시행 이후 각종 문서와 경영지표상으로는 공공기관 상당수가 안전중심 경영체계를 구축하고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천 억원의 안전투자를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제 현장은 달라진 게 없다는 평가다. 예컨대 ‘위험작업 2인1조 근무’를 명시했지만 무엇이 위험작업인지는 정하지 않는 방식으로 종전처럼 단독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 지침도 이행 안 하는 공공기관 ‘수두룩’

공공운수노조 공공기관 안전관리 지침 분석단은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노조회의실에서 공공기관 안전관리 지침 분석 조사 결과 보고회를 열었다. 분석단은 29개 공공기관이 작성한 안전기본계획을 입수해 정부 지침을 어떻게 이행하고 있는지 살폈다.

정부 지침의 뼈대는 2022년까지 공공기관 산재 사망사고를 60% 감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모든 공공기관이 매년 안전기본계획을 수립한다. 위험의 외주화를 막기 위해 작업장에서 원·하청 노사가 함께 안전문제를 논의하는 ‘안전근로협의체’를 구성하도록 했다. 위험작업의 2인1조 근무를 의무화하고 6개월 이하 신입직원은 단독근무를 하지 못하도록 했다.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안전지표 관련 배점을 종전 2점에서 6점으로 높여 이행을 강제하고 임원 책임도 강화했다.

하지만 지침을 제대로 이행하는 공공기관은 드물었다. 한국가스공사의 경우 안전기본계획에 2인1조 필요작업이나 신입직원 단독작업 금지에 대한 언급조차 없었다. 고 김용균씨의 원청회사인 서부발전의 경우 석탄 설비·운전 분야 컨베이어벨트 등 위험설비 점검시 2인1조 시행을 명시했다. 그러나 고 김용균씨 사망사고 직후 컨베이어벨트 운전에 긴급투입한 인력 180명 외에 지금까지 추가된 인력은 없다. 대신 서부발전은 컨베이어벨트 운전노동자에게 2인1조 점검과 안전수칙을 준수하겠다는 각서를 받았다.

위험작업 2인1조를 지침으로 만들었지만 정작 기획재정부가 인력이나 예산을 늘려 주지 않아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되레 안전예산 줄이는 공공기관
“공공기관 안전중심 체질개선 멀었다”


한인임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연구원은 “대부분 공공기관들이 우려했던 대로 현장 안전조치를 강화할 인력 확충은 처음부터 고려하지 않거나 계획은 세웠지만 뽑지 않는 문제가 나타났고, 심지어 안전예산이 줄어드는 경우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청소년 수련업무를 주로 하는 A공공기관의 경우 시설 노후화가 심각하지만 예산확보가 제대로 되지 않아 안전부문 예산이 2017년 110억원에서 2018년 93억5천만원, 2019년 89억5천만원으로 감소했다.

경영평가에서 안전지표 배점이 높아지면서 공공기관마다 안전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안전경영 목표를 제시하고 있지만 평가를 위한 구색 맞추기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안그라미 노조 공공기관사업국장은 “지침이 시행된 지 1년을 맞았지만 공공기관이 안전중심으로 체질개선이 이뤄졌는지 의문”이라며 “안전중심 공공기관이 되려면 기재부가 먼저 인력과 예산을 지침대로 제공해야 하고 공공기관 전체 시스템 혁신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김미영  ming2@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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