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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가 비정규직 문제 30년째 제자리”‘비정규직 방송계 종사자 노동환경 실태조사’ 기자회견
▲ 고 이재학 PD의 동생 이대로씨가 1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증언하고 있다. 정소희 기자

방송가 비정규직 노동자의 장시간·고강도 노동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임금노동자로 근로계약을 맺는 노동자는 10명 중 1명꼴에 불과했다. 일하다 다쳐도 80%가량은 산업재해보상 없이 자비로 치료했고, 직장내 괴롭힘을 경험한 사람도 66%였다.

CJB청주방송 고 이재학 PD 대책위원회는 1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내용의 실태조사 내용을 발표했다. 방송계 비정규직·프리랜서 노동자 821명이 응답한 설문에서 52%가 1년간 한 번 이상 임금체불을 경험했고, 불이익을 받았다고 응답한 249명 중 34%가 무급휴직을 통보받았다. 10년차 예능작가인 박아무개씨는 “3월에 합류하기로 한 방송이 연기돼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지만 이마저도 미뤄져 임금 보장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재학 PD는 14년간 CJB청주방송에서 프리랜서 PD로 일하다 해고를 당했다. 이후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패소하고 올해 2월 “억울하다”는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고 이재학PD의 동생 이대로씨는 “지금도 방송계에는 70~80년대에나 볼 수 있는 부당한 관행이 파다하다”며 “모든 사람이 공평하게 일한 만큼 대우받기를 바란다”고 증언했다.

최영기 독립PD는 “32년차 독립PD로 살고 있는데 이번 실태조사를 봐도 (과거와 비교해) 하나도 달라진 게 없다”며 “법과 제도 없이는 제2·3의 이재학 PD가 나올지 모른다”고 대책을 촉구했다.

원진주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장은 “올해가 전태일 열사 50주기인데 방송계는 이제서야 근로기준법 준수를 외치고 있는 수준”이라며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항거한 이재학 PD를 이어받아 작가도 싸우겠다”고 말했다.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는 “오늘 실태조사 결과는 모두 알면서도 모두 외면하는 내용”이라며 “악덕 고용주가 만드는 방송을 보지 않겠다고 국민이 선언하기 전에 방송사·국회가 나서라”고 요구했다.

정소희  sohee@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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