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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회원국의 유급병가 실태

미국의 세계정책분석센터가 2018년 발표한 ‘개인 질병으로 인한 유급휴가 :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비교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OECD 34개 회원국 중 유급병가(paid sick leave) 제도가 전혀 없는 나라는 한국과 미국뿐이다. ‘개인 질병으로 인한 유급휴가’의 기간에서 28개국은 최소 6개월 이상을 제공하고, 최소 3개월 이상을 포함하면 29개국이 유급휴가를 준다. 19개국이 병가기간 임금의 최소 80% 이상을, 28개국이 최소 60% 이상을 보전한다.

보고서는 OECD 국가들의 사례를 바탕으로 “치료와 회복에 관련된 의학적 증거로 볼 때 암·심근경색·당뇨 합병증 같은 중증질병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6개월의 유급휴가가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물론 질병의 정도에 따라 실제 휴가 기간은 다르며 줄어들 수 있다. 나아가 보고서는 최소 6개월의 유급휴가를 제공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가능하다고 지적한다. 관대한 조건의 유급병가를 제공하더라도 경제활동 참가율과 실업률·국내총생산 증가율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OECD 회원국 대부분이 질병 초기에는 사용자가 책임지는 유급병가 제도를 갖고 있다. 질병기간이 길어질 경우 사회보장제도를 통한 장기 유급휴가를 병행해 제공하고 있다. 21개국은 사용자의 책임과 공적기금을 결합해 유급병가를 제공한다.

물론 여기에도 한국과 미국은 예외다. 병가와 관련된 사회보장제도가 없는 데다 사용자에게 병가와 관련된 어떠한 제도적 책임도 지우지 않기 때문이다. 사회보장제도나 공적기금으로만 유급병가를 제공하는 나라도 9개국이나 된다. 2개국은 사용자가 유급병가 제공 책임을 진다.

17개국은 유급병가를 제공할 때 근무기간에 아무런 요건을 정하지 않고 있다.

특정 사용자에게 종속된 고용관계와 근무기간에 상관 없이 혜택을 주는 것이다. 또한 한국에서 횡행하고 있는 악마의 조건, 즉 종업원수에 따른 기업규모별 제약을 둬 사회적 약자들이 주로 일하는 영세 사업장을 배제하는 나라도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맞아 국제노동계는 물론 국제상공회의소(ICC)도 유급병가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각국 정부에 유급병가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한국의 대표적 사용자단체를 자칭하는 한국경총은 현재의 국가적 위기상황을 쉬운 해고·노동시간 증가·사용자 권한 확대·사회보장제도 약화·사용자의 불법행위 처벌 금지를 로비하는 기회로 악용하고 있다. 인간의 탈을 쓰고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

‘n번방’이 성착취의 대명사라면, 경총은 인간착취의 대명사가 아닐까. 노동자에 대한 착취가 심한 나라일수록 사회적인 성착취의 정도도 심하다. 세계정책분석센터의 유급병가 보고서를 소개하며 드는 생각이다.


글로벌 인더스트리 컨설턴트 (globalindustryconsult@gmail.com)

윤효원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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