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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덮친 인천국제공항] 업종 가리지 않고 무급휴직·정리해고·사직강요 속출영종도 고용위기지역 선포 요구 … “정부 지원받는 사업주 ‘고용유지’ 선언해야”
▲ 공공운수노조는 2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1여객터미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공항과 주변지역을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해 고용위기에 대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공운수노조
인천국제공항에서 항공기 유도·수화물 처리·기내청소·항공기 정비와 급유 같은 지상조업을 하는 S회사는 4월까지 전 직원 무급휴직을 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경영상 심각한 위기상황에 처해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부 노동자들이 휴업수당 일부를 보존해 주는 고용유지지원금을 정부에 신청하자고 제안했지만 회사는 난색을 보였다. 휴업수당 기준인 임금 70% 이상을 맞추기 위해서는 정부 지원금 이외에도 회사가 일부를 내야 하는데 그마저 낼 수 없다고 했다.

외국항공사 출입국 업무를 지원하는 A회사는 이달 초 인력 50% 이상 감축을 목표로 희망퇴직 접수를 하기 시작했다. 퇴직자에게는 생활보조금 10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인천공항 인근 P호텔은 손님을 공항·관광지로 태워 주는 업무를 하청업체 S사에 맡기고 있다. S사는 지난 12일 소속 운전노동자 39명 전원을 해고했다. 회사는 노동자들에게 원청과 계약이 해지됐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며칠 지나 S사는 해고자 일부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해 17명을 다시 일하게 했다.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이 알아 봤더니 P호텔은 S사와 계약해지를 한 적이 없었다.

“휴업수당 줄 여력 없어” … 무급휴직·정리해고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고용위기가 인천공항과 그 주변지역을 휩쓸고 있다. 인천공항과 연계해 사업을 유지하는 여러 사업장에서 강제 무급휴직·연차휴가 사용, 구조조정이 벌어지면서 공항이 있는 인천 영종도는 노동법 ‘무법지대’로 전락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는 23일 오전 인천공항 1여객터미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공항과 주변지역을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해 고용위기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며 “기업들이 해고하지 못하도록 정부는 특단의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해 12월 인천공항의 하루 평균 이용객은 20만명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최근 1만명 미만으로 떨어졌다. 고용노동부가 조사·작성한 ‘2019년 인천국제공항 상주기업 현황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인천공항 유관기업 중 용역업체 비율은 30.4%, 비정규 노동자가 있는 사업장은 49.4%다. 인천공항 노동자 중 상당수가 고용위기에 취약하다는 얘기다. 인천공항에서 상주해 일하는 전체 노동자는 7만명가량이다.

노조가 밝힌 최근 인천공항 노동실태를 살펴보면 경영위기를 이유로 무급휴직을 강요하거나 강제로 연차를 사용하게 하는 사업장은 오히려 양호한 편에 속한다. 대한항공 출입국 지원업무를 하는 A사는 연차를 우선 사용하게 한 뒤 무급휴가를 보내고 있다. 업무가 반나절 만에 끝나면 조기퇴근을 시키거나 나머지 근무시간은 무급으로 처리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기내청소 업체는 노사협의로 4월부터 9월까지 전 직원 휴업수당을 지급하기로 했다. 그런데 결정 나흘 뒤 회사는 ‘통상임금 1개월’ 위로금을 내걸고 희망퇴직을 받기 시작했다. 대한항공 기내청소 업체는 다음달 직원 50명을 정리해고하겠다고 최근 공고했다. 정리해고 전 고용유지나 해고회피 노력을 하도록 한 근로기준법은 무시했다.

“고용위기지역 지정해 전 업종 노동자 고용위기 보호하자”

노동부는 지난 16일 고용 안정을 위해 관광운송업을 비롯해 여행·관광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정하는 대책을 내놓았다. 휴업수당의 90%를 정부가 지원하고, 지원 한도를 하루 6만6천원에서 7만원으로 올렸다. 노조는 이 정도 대책으로는 인천공항에서 발생하는 고용위기 사태에 대응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노조 관계자는 “인천공항에서 일하지만 특별고용지원업종에서 제외되는 사업장이 상당히 많다”며 “특별고용지원업종이 아니어도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할 수 있지만, 수당 일부조차 아끼려 무급휴직·구조조정을 추진하는 사업장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노조는 인천공항이 있는 인천 영종도를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해 특별고용지원업종에 주는 정부 혜택을 전체 사업장이 받을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특별고용지원업종을 확대하는 방안도 필요하지만 사업장 조사 과정에 드는 시간을 단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와 인천공항공사는 인천공항 관련 사업주를 돕기 위해 상업시설 임대료 납부유예, 항공사 정류료 면제 등을 지원하고 있다. 입점 면세점과도 지원안을 찾기 위해 협상 중이다. 노조는 정부 혜택을 받는 사업주가 소속 노동자를 해고하지 못하도록 지도·감독해야 한다고 정부에 요구했다. 이를테면 고용보장을 대외에 선언하도록 사업주에게 요구하자는 얘기다.

노조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업종을 가리지 않고 희망퇴직·권고사직·계약해지·정리해고가 속출하는 초유의 사태를 직면하고 있다”며 “인천시는 고용위기지역 지정을 요구해 정부 지원을 끌어내고, 정부와 기업은 영업 손실을 이유로 해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고금지 선언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제정남  jjn@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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