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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대공황이 다가온다
▲ 김승호 전태일을따르는사이버노동대학 대표

월가를 비롯한 주요 주식시장에서 주가지수가 급등락을 반복하며 나침반의 지침처럼 바르르 떨고 있다. 항공기가 뜨지 않고, 자동차공장들이 문을 닫고 있다. 수요가 없거나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공황의 전조다. 이런 공황 전야이므로 각국 정부는 비상한 경기대책을 내놓고 있다.

2008년 미국발 금융공황 당시 미 재무부와 중앙은행은 비상한 대책을 내놓았다. 하나가 금리를 제로로 내리는 것이었고, 둘은 감세와 재정지출을 포함해 7천80억달러의 경기부양 자금을 살포하는 것이었으며, 셋은 양적완화라는 이름으로 중앙은행이 수조달러의 국채와 채권을 매입하는 것이었다. 당시 사용했던 대책을 지금 미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가 일시에 쏟아 내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은 3월3일 긴급회의에서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더니 15일 긴급히 1%포인트 추가 인하했다. 이로써 미국 기준금리는 0.00~0.25%가 됐다. 미 중앙은행은 또 이번 1%포인트 금리인하 당시 7천억달러 규모의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1조3천억~1조4천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 패키지를 검토하고 있으며, 전례 없이 국민 1인당 2천달러 지급을 계획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의미에서 나는 전시대통령”이라는 무서운 말을 하면서, 민간기업에 인공호흡기와 마스크 등 의료물자 생산을 강제할 수 있는 국방물자생산법 발동 의지까지 천명하고 있다.

이런 파격적 경기대책은 얼핏 봐서는 잘 납득되지 않는다. 한편으로 자본은 그동안 경제가 잘 굴러가고 있다고 말해 왔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 심리적으로는 모르지만 실제적으로는 은행과 기업이 파산하는 등 경제공황이 폭발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파격적 경기대책은 경제대공황이 아직 폭발하지는 않았지만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기에 이에 선제적으로 대처하고자 발동되고 있다.

자본의 대변자들은 한결같이 이번 대규모 경기대책을 코로나19 확산 때문이라고 말한다. 위와 같은 대규모 경기대책이 코로나19 확산과 전혀 무관하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그러나 전적으로 바이러스 확산 때문이라고 말하면 이는 더 심한 거짓말일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이 경제공황을 가져온다는 필연성이 없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발원지라고 알려진 중국에서 1월23일 이후 한 달 이상 여러 도시가 봉쇄되고, 춘절연휴가 2월9일까지 연장되며 지역 간 인구이동이 제한됐지만, 이로 인해 중국 은행과 기업이 줄파산하고 경제시스템이 붕괴되지 않았다. 그리고 미국의 경우와 같은 파격적인 대규모 경기대책이 강구되지도 않았다. 그런데 미국과 비롯한 선진 자본주의 나라들은 왜 이 난리법석인가?

지금 다가오고 있는 경제공황(부르주아 학자들이 경기침체라고 부르는)은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로 확산되기 이전부터 진행돼 왔다.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pandemic)으로 규정한 것이 3월11일이다. 이 시기를 전후로 각국 정부는 비상하게 움직였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한 선진자본주의 경제는 이전부터 빠르게 공황을 향해 미끄러지고 있었으며, 이렇게 공황으로 미끄러지는 것을 막아 보려고 동분서주했다. 선진경제권에서 예외적으로 플러스 금리를 유지하고 있던 미국에서 2019년 7·8·9월 세 번에 걸쳐 0.25%포인트씩 금리를 내렸다. 이미 경기가 하강하고 있었다는 말이다. 그러다가 지난 3일 갑자기 긴급회의를 열고 금리를 0.5%포인트 내렸으며, 그 며칠 뒤인 15일 또 전격적으로 금리를 1.0%포인트 내려서 제로금리로 만들었다. 이로써 다가오고 있는 공황은 그동안 진행됐던 경기하강이 코로나19를 계기로 폭발적으로 터져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미국의 3일자 금리 인하는 G7(선진 7개국)과 긴급히 전화회의를 한 후 단행한 것이라고 한다. G7이라면 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일본·캐나다 등 서구 자본주의 국가들이다. 이들이 다급하게 미국 중앙은행에 금리를 내려 달라고 부탁했다는 얘기가 된다. 사실 유럽과 일본은 공황 직전 상태다. 유럽 경제의 기관차인 독일은 2019년 2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했으며, 연간 성장률은 0.6%에 불과했다. 2019년 말~2020년 초 기간의 실적도 저조했다. 일본은 2019년 4분기에 연율 -6.3%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이런 상황이었음은 많은 전문가들이 잘 알고 있다. 그런데 그들은 지금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경제위기가 오고 있다고 혹세무민하는 자본의 거짓선전에 침묵하고 있다.

현재의 경제상황과 자본가계급 정권의 대응을 올바르게 파악하고 노동계급의 투쟁방향을 옳게 설정하려면 현재의 경제적 위기가 코로나19 전염병 때문에 일어나고 있다는 자본의 가짜뉴스에 속지 않는 것이 대전제다. 그들은 이 감염병 사태를 이용해 경제위기에 대한 자본가계급과 자본가계급 정부의 책임을 회피하려 하고 있다. 그리고 위기에 빠진 자본을 구하기 위해 상상도 할 수 없는 규모의 자금지원을 하고자 현재의 경제위기를 자연재해 같은 불가항력적인 재난으로, 인재가 아니라 천재로 호도하고 있다. 나아가 대다수 노동자를 초과착취하면서 조선일보 식으로 표현하면 알량하게 일부 노동귀족을 거둬 먹이는 현재의 “기저(基底)질환을 치유하기 위한 정책기조 대변혁”을 실시해 노동자를 무권리 상태로 되돌리고 자본의 착취와 축적에 대한 일체의 규제를 철폐하는 계기로 삼으려 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노동계급이 취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 자본의 반혁명에 굴종하느냐 자본의 지배를 거부하는 혁명을 쟁취하느냐 둘 중의 하나다. 노동이 혁명을 하지 않으면 자본이 반혁명을 할 것이다. 자본주의 지배체제의 대(大)위기에 직면해 현상(現狀)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 현상은 어떤 쪽으로든 타파돼야 하고, 타파되지 않을 수 없다.

전태일을따르는사이버노동대학 대표 (seung7427@daum.net)

김승호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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