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비스연맹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관광서비스 노동자가 생계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해외·국내 관광객 유입이 대폭 감소하자 회사가 노동자에게 무급휴직과 연차소진을 강요하고 있다는 증언이 쏟아졌다.

11일 오후 민중당과 서비스연맹(위원장 강규혁)이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용자는 매출 감소에 따른 피해를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고용노동부는 사용자가 노동자에게 무급휴직·연차 소진을 강요하는 행위를 중단시켜라”고 촉구했다. 관광업과 여행업이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된 만큼 행정지도를 철저히 시행해 정책적 혜택을 노동자가 받을 수 있게 하라는 의미다. 정부는 지난 9일 여행업·관광숙박업·관광운송업·공연업 등 4개 업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했다. 정부는 이들 업종에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수준 상향, 고용·산재보험료 납부유예, 사업주 훈련과 국민내일배움카드 지원수준 확대 같은 혜택을 제공한다.

최대근 밀레니엄힐튼서울호텔노조 위원장은 “여행업은 3월 이후 모든 예약이 취소돼 전년 대비 90% 이상 실적이 하락하고 있고 호텔업은 일반적으로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객실 점유율이 10% 미만으로 대부분 개점휴업 중”이라며 “무급휴직 강요와 연차휴가 소진 강제를 견디다 못해 내년 연차의 절반 이상을 사용한 직원도 있다” 주장했다.

관광산업이 전체 산업의 30%를 차지하는 제주도 역시 코로나19 피해가 크다. 제주관광서비스노조에 따르면 제주도 A호텔의 경우 전체 객실이 280개지만 최근 하루 예약된 방은 20개가 채 되지 않는다. 호텔을 이용하는 손님이 줄어드니 호텔 내 운영되던 식음료 업장 다섯 개 중 네 개가 문을 닫았다. 뷔페 운영도 중단됐다. 최소한의 인력으로 호텔을 운영하면서 A호텔은 유휴인력인 직원들에게 연차소진을 권고하고 있다고 한다. 서승환 제주관광서비스노조 위원장은 “제주도에 있는 카지노 7곳 중 여섯 곳은 문을 닫고 영업시간을 줄이고 있다”며 “일부 카지노의 경우 사측이 일방적으로 무급휴직을 강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규혁 위원장은 “노동부가 관광업·여행업 등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했지만 갈 길이 멀다”며 “정부가 현장에 고용유지를 위해 주는 휴업수당이 노동자에게 돌아가는지 확인하는 정부 차원의 행정지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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