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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슈퍼 추경’ 취약계층 피해자들 달랠 수 있나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해 11조7천억원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다. ‘슈퍼 추경’이라 불릴 만큼 대규모 예산이다. 그럼에도 이번 추경이 코로나19 피해 극복이라는 효과를 제대로 낼지에 대해서는 의심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특히 소득감소와 고용불안 등 코로나19 직격탄을 맞고 있는 비정규직·특수고용직, 영세사업장과 소상공인 피해를 줄이거나 복구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만만찮다. 노동계와 시민단체 그리고 상인단체 관계자들에게 이번 추경안 평가를 들어봤다.

▲ 송보석 민주노총 대변인

소상공인·취약계층 노동자 직접 소득 보장해야
송보석 민주노총 대변인

코로나19 극복과 경제활성화를 위한 정부 대책이 연이어 발표되고 있다. 11조7천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도 확정했다. 그런데 코로나19 확산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특수고용 노동자·일용직·비정규직·5명 미만 영세사업장 노동자들에 대한 직접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인지는 의문이다. 당장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사람들에게는 뜬구름 잡는 대책이다. 일례로 소비쿠폰을 풀겠다고 하는데, 취약계층에게 얼마나 돌아갈 수 있을까. 그림의 떡이다. 이들에게 직접적으로 소득이 보장되도록 지원해 줘야 한다.

자영업자·소상공인들도 코로나19 폭탄을 맞고 있다. 잘 나가는 유명 프랜차이즈도 주중에는 문을 닫는다고 하니 말 다했다. 정부가 소상공인·중소기업에게는 융자지원이나 세재혜택을 준다고 하는데, 이 또한 실효성 있는 대책은 아니다. 취지는 이해하나 미래가 불투명한데 저리 융자라도 받으려 할지 의문이다.

소상공인을 포함해 취약계층들에게 자금을 직접지원하는 방식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정치권과 시민사회·학계를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 ‘재난기본소득제’ 논의는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급한 불도 끄고 이후 경제 활성화까지 고려한 직접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고, 이에 기반한 추경이 돼야 한다.

▲ 최용 정의당 노동본부 집행위원장

노동현장은 아수라장인데 보여주기식 추경
최용 정의당 노동본부 집행위원장

고용노동부 소관 추경안은 피해가 극심한 취약계층 노동자들의 실질적 소득보전과 생계유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 보여주기식 추경이다. 지금 코로나19 피해로 취약계층 노동현장은 아수라장이다. 특수고용 노동자인 학습지교사들의 방문수업은 대부분 취소됐다. 온라인 수업만 진행하면서 평균 30%, 최대 80~90%까지 일거리가 끊겼다.

생산과 판매가 근거리에서 연계되는 5명 미만 사업장이 밀집된 서울 종로의 주얼리 판매 현장에서는 임금삭감·무급휴직·폐업·해고가 계속되고 있다. 학교비정규직들은 개학이 연기되면서 임금을 못 받는 기간이 늘어나고 출근일수 부족의 피해를 입고 있다. 국회의사당 앞 여의도 식당가도 마찬가지다. 점심시간에 항상 대기줄이 있던 유명 프랜차이즈 식당까지 한산해졌고 서빙하던 익숙한 얼굴들도 많이 사라졌다.

코로나19로 인한 고용재난은 이렇게 대면업무를 하는 취약계층 노동자에게 집중되고 있다. 이들은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한 달 수입이 소비와 비슷해 수입이 끊기게 되면 대체소득수단이 없어 바로 생계난에 접어든다.

정의당은 피해가 극심한 취약계층 노동자들에게 일자리안정자금 등의 간접적인 지원이 아닌, 소득손실분을 보전할 수 있는 당사자 직접지원 방식의 추경예산안을 요구해 왔다.

그럼에도 저소득층 구직촉진수당 한시 재도입 외에 임금 일부를 사업주에게 지원하는 방식의 간접적인 지원, 그것도 광범위한 피해 대상자들에 비하면 일부 대상만 지원할 수 있는 방식의 정부의 추경예산안은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 정문주 한국노총 정책본부장

노동자 생계지원 강화하고 공공의료 확충하라
정문주 한국노총 정책본부장

국가적 재난이 닥치면 노동자·소상공인이 가장 큰 피해를 받는다. 당장 어렵고 힘들더라도 감원하지 않고, 총고용을 유지해야 한다. 기업이 실제로 어려움을 겪을 때 노동시간단축·교대제 개편 등을 통해 고용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정부는 이를 위한 고용유지지원금을 대폭 확대하고 지원절차와 기준을 완화해 해고를 방지해야 한다. 추경에 고용보험 예산이 증액되는 이유다.

특히 비정규직과 저소득 취약계층 노동자를 대상으로 생활안정자금을 확대하고 소득요건을 완화하는 등 생계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그런데 이번 추경안에는 이 역시 제외돼 있다.

코로나19 피해를 호소하는 현장이 늘고 있다. 여행·관광·운수·물류업이나 대구·경북지역처럼 확진자 발생으로 일정 기간 이상 휴업에 돌입한 사업장은 특별고용지원업종이나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해 지원해야 한다.

방문서비스·돌봄 노동자의 안전보건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보건의료 노동자의 과로 방지를 위한 휴식권 보장 △병원 내 간접고용 노동자 교육훈련 △선원노동자 해외출항 전 감염 검사 실시 △항만하역선원 노동자의 고용유지지원 확대가 필요하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우리가 얻은 교훈 중 하나는 국가 재난·질병관리 대응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추경안에는 공공병상·인력 양성 내용이 미비하다. 국가적 재난과 재해, 감염병 등 응급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공공의료 안전망을 갖춰야 한다.

▲ 이동주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상임부회장

점포 피해 회복·인건비 지원 너무 적다
이동주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상임부회장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위한 긴급경영자금 융자와 금융보증을 2조원 확대한 것은 긍정적으로 본다. 당초 계획보다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영세상인들은 저금리로 대출을 해 주는 것을 넘어서 직접지원을 많이 바란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회원사들 중에도 코로나19 확진자가 경유하는 바람에 소독과 방역을 위해 하루이틀 점포문을 닫은 곳이 있다. 이번 추경안에는 점포들이 다시 문을 열 때 컨설팅과 행사비, 마케팅 비용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의도는 좋다. 하지만 점주들은 하루 매출을 다 잃어버린 것인데, 일회성 행사비용 지원에 그치는 것은 현장과 동떨어진 느낌이다. 소상공인들이 저임금 노동자를 계속 고용할 경우 4개월 동안 한 사람당 7만원을 추가지원한다고 하는데, 지원규모가 너무 작다. 언 발에 오줌 누기에 그칠 수 있다.

자발적으로 임차료를 인하하는 건물주들에게 세액공제나 화재안전시설 지원 같은 인센티브를 주는 것은 좋다. 하지만 건물주들에게는 인센티브를 주면서 영세상인이 노동자 고용을 유지하는 비용 지원은 7만원밖에 늘리지 않는 것은 너무 비교된다.

▲ 이경민 참여연대 사회경제2팀장

일용직·특수고용직 취약계층 지원 보이지 않아
이경민 참여연대 사회경제2팀장

참여연대는 코로나19에 의한 사회·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적극적인 추경 편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정부는 11조7천억원 규모의 추경을 확정했지만 그 내용이나 규모에서 부족한 점이 많다.

코로나19 사태의 가장 큰 피해계층인 자영업자와 일용직·특수고용 노동자 등 취약계층에 대한 실효적인 지원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 소상공인·중소기업에 대한 융자지원과 피해기업 세금 부담 완화,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고용유지 대책은 일정 정도 효과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취약계층 생계를 지원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대단히 부족하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당시의 11조8천억원 규모의 추경안과 규모면에서도 엇비슷하다. 국민은 메르스 사태보다 코로나19에 의한 경제적 피해를 더 크게 느끼고 있다. 추경 규모를 더 크게 잡았어야 했다.

정부는 합동대책을 수립하는 등 코로나19 저지에 힘을 쏟고 있다. 각 부처도 각자 나름의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교통정리가 되지 않은 정책이 각 부처에서 나오면서 복지 측면에서 사각지대나 공백이 발생하는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정부도 당황스럽고 정신이 없어서 꼼꼼하게 챙기지 못했을 수도 있다. 참여연대 자체에서 정부 정책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있는 중이다. 정부는 시민·사회단체들이 내놓는 진심이 담긴 충언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편집부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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