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부터 보험설계사로 일하고 있는 조성윤(38·가명)씨는 두 달 전쯤 ‘이클린보험서비스’를 이용하다 황당한 일을 겪었다. 자신의 지난해 생명보험 판매 신뢰도(불완전판매율)가 16.6%로 기록돼 있는 것을 봤기 때문이다.

신뢰도는 보험설계사가 일정 기간 판매한 전체 상품계약 중 의무사항을 위반해 해지나 무효처리된 계약 비율을 뜻한다. 2018년 생명보험 평균 불완전판매 비율은 0.26%였다. 금융소비자는 보험설계사 이름과 12자리 고유번호를 알면 신뢰도를 조회할 수 있다.

조성윤씨는 25일 <매일노동뉴스>와 통화에서 “지난해 단 한 건도 해지나 무효처리된 계약이 없는데도 마치 다량의 불완전판매가 있는 것처럼 신뢰도가 터무니없이 잘못 기재돼 있다”며 “소비자에게 잘못된 정보가 노출돼 큰 금전적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는 지난해 7월부터 이클린보험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금융소비자들에게 보험설계사의 소속사·신뢰도·금융당국 제재 이력 같은 정보를 제공한다. 신뢰도는 각 보험사에서 제공한 자료를 바탕으로 기재된다. 명확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아 조씨와 같은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다.

조씨는 신뢰도가 잘못 기재된 사실을 알고 난 뒤 협회에 수정을 요청했다. 협회는 “A사가 제공한 자료에 근거해 신뢰도를 기재했다”고 밝혔다. A사는 업계 최대 인력을 보유한 회사다. 그는 “지난 한 해 동안 A사의 보험상품 자체를 판매한 사실이 없다”며 “협회에 이 사실을 알리고 정보 정정을 요구하고 있지만 두 달이 되도록 수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사에 따라 정보제공이 이뤄지지 않는 곳이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오세중 보험설계사노조 위원장은 “이클린보험서비스에 정보를 입력하는 보험회사가 일정하지 않고 잘못된 정보가 수정이 안 돼 피해를 보는 보험설계사들이 생기고 있다”며 “서비스가 전반적으로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생명보험협회 관계자는 “A사에서 사실과 다른 정보를 제공해 신뢰도가 잘못 기재된 다른 사례가 있어 최근 이를 정정했다”며 “조씨의 신뢰도도 조만간 수정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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