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가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파업하고 있는 간접고용 노동자의 본사 출입을 제한해 논란이 일고 있다. 노동자들은 본사 앞에 천막을 치고 집회와 농성을 이어 가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한국가스공사비정규지부는 20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중부지방고용노동청·광주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동시다발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사무실이 있는 본사 출입을 막고 정규직화 교섭에 불성실로 일관하는 공사를 지도·감독하라”고 촉구했다.

공사 노사의 정규직화 논의는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지부가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사장실 농성을 하며 성실교섭을 요구하자 공사측은 양자 협의회 구성과 공사 내 노조활동 보장 검토를 약속했다. 약속은 곧바로 파기됐다. 공사는 14일부터 교섭에 참여하는 지부 간부를 제외한 조합원들의 본사 출입을 금지하고 법원에 출입금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지부 조합원들은 용역회사 소속이어서 공사와 고용관계가 없고, 사장실 점거 등으로 업무를 방해한 전력이 있기 때문에 출입을 금지해야 한다는 취지다.

사장실 농성 후 시작한 양자 교섭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부는 직접고용과 고령친화직종인 시설·미화 노동자의 정년을 65세로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공사측은 자회사 전적을 수용하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부 관계자는 “본관 안에 있는 지부사무실을 출입하지 못하도록 한 조치는 부당노동행위임이 명백하다”며 “공사의 불법행위로 인해 파업 조합원들은 온종일 본사 앞에서 추위에 떨며 집회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본사에서 일하는 미화·시설·전산 등 비정규직 80여명은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지난 10일부터 전면파업을 하고 있다.

지부는 노동부에 대응을 요구했다. 지부는 “노동부는 지금이라도 공사의 불법행위를 시정해 비정규 노동자들의 자유로운 노조활동을 보장해야 한다”며 “정부의 정규직 전환 정책을 이행하지 않고 논의에 불성실하게 임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지도·점검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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