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B청주방송 고 이재학 PD 유족이 진상규명과 고용구조 개선을 청주방송에 요구했다. 정부에는 방송계 특별근로감독과 비정규직 실태조사를 주문했다.

고인의 유족은 12일 오전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추혜선 정의당 의원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의 명예회복과 재발방지 대책을 청주방송에 요구한다”며 “정부는 프리랜서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비정상적인 불법 노동착취 실태를 조사하고 실질적인 대책을 수립해 달라”고 밝혔다.

고인은 청주방송에서 프리랜서로 14년간 일하다 해고되자 방송사를 상대로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을 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판결 과정에서 청주방송측의 증인들 회유·협박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사건을 대리한 이용우 변호사(방송계갑질119 법률스태프)는 “재판부는 핵심 증거였던 동료들의 진술서는 법정에 직접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배척했고 회사 간부들이 제출한 진술서는 증거로 채택했다”며 “청주방송은 소송 과정에서 고인의 동료를 회유하고 협박했고, 위증과 자료제출 거부로 일관했는데도 재판부가 청주방송의 손을 들어줬다”고 주장했다.

고인의 유족은 해고 과정에 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를 위한 고용대책을 청주방송에 요구했다. 고인의 친동생 이대로씨는 “프래랜서 PD라는 그럴싸한 이름으로 일한 형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하고 비상식적인 대우를 받았다”며 “형의 죽음으로 인해 방송계 프리랜서와 비정규직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드러났고, 유족은 방송계 노동착취와 비정상적 노동행태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

2004년부터 청주방송에서 일했던 고인은 2018년 임금인상 등을 요구했다가 해고됐다. 그는 월평균 160만원가량의 임금을 받았다. 법원에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을 냈지만 지난달 22일 1심에서 패소했다. 지난 4일 자택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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