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침을 준수하는 정규직 전환안을 제시하겠다던 한국가스공사가 자회사안을 고집하면서 노·사·전문가 협의회가 파행했다.

공공운수노조 한국가스공사비정규지부는 10일 오전 청와대 사랑채 앞과 대구 가스공사 본사 사장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사는 비정규직 고용불안을 야기하는 경쟁채용·정년단축 방안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공사 노사의 정규직화 논의는 냉탕과 온탕을 오가고 있다. 지부는 공사측의 자회사안에 반발해 여러 차례 부분파업을 했다. 지난달 28일 공사측은 정부의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 따라 정규직화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지부는 공사 발표를 상시·지속업무를 직접고용하고 미화직 등 고령자 근무 직종의 정년을 65세로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그런데 지난 7일 열린 노사 교섭에서 공사측은 소방업무 등은 직접고용하고 청소·시설관리직은 자회사를 설립해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청소·시설관리직의 자회사 방안을 수용하면 정년을 65세로 할 수 있지만 직접고용을 요구하면 60세로 줄이고 경쟁채용한다고 했다. 지부 관계자는 “정부지침을 따르겠다더니 2017년 정규직화 논의를 시작할 때부터 줄곧 주장했던 자회사 방안을 토씨 하나 바꾸지 않고 그대로 다시 제시했다”며 “고용을 위협하며 자회사를 강행하고 노동자를 기만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지부는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한 같은 시각 대구 본사 사장실을 점거했다. 채희봉 공사 사장이 외국 출장을 가 면담은 이뤄지지 않았다. 지부는 지난 7일부터 본사 미화·시설직 조합원 120여명을 중심으로 파업을 하고 있다. 다음주부터 전국 공사 14개 지사에서 순회 파업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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