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반도체공장(M14) 일부 층에서 지난해 심각한 바닥 균열이 발견돼 시공사인 SK건설이 재보수한 사실이 확인됐다. 완공 5년도 안된 신축건물 공장에서 육안으로 확인될 정도의 균열이 생겼다는 점에서 건물 안전성에 우려가 제기된다.

2015년 8월 완공된 M14는 최신 D램(DRAM) 제품을 생산하는 국내 최대 생산라인이다. SK하이닉스는 M14 건설에 2조3천800억원을 투자했다. SK하이닉스는 그간 “단일 건물로는 세계 최대 반도체공장”이라고 홍보했다. SK하이닉스는 “건설 품질에 문제가 있었다”며 바닥 균열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이미 보수가 끝났고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논란을 일축했다.

30일 화섬식품노조 SK하이닉스 기술사무직지회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균열이 생겼던 곳은 7층짜리 FAB 건물의 5층 D램 생산라인이다. 총 14군데에서 균열이 확인됐다.<사진 참조> 바닥 일부는 마치 지진이 난 것처럼 갈라져 있다. 약 7밀리미터 두께의 사원증이 갈라진 틈에 들어갈 정도로 균열이 심각한 부위도 있다.

㈔한국건설안전학회장인 안홍섭 군산대 교수(건축공학)는 해당 사진을 보고 “균열 폭이 3밀리미터 이상이면 위험 징후로 보는데, 이 정도 두께의 사원증이 들어갈 정도면 구조물에 이상이 있어 보인다”며 “반도체공장은 보통 기둥·보·슬라브 등이 튼튼할 텐데 금이 많이 가 있어 의아하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바닥의 갈라짐은 건물의 양 끝에서 잡아당김으로 인해 생긴다”며 “건물의 다른 층에서도 비슷한 부위에 균열이 생겼을 수 있다. 정밀 안전진단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최근 생산직노조인 SK하이닉스노조도 해당 건에 대한 사실확인을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지난해 7월 회사 안전팀에서 하자를 발견해 같은해 11월 SK건설이 보수를 끝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M14는 국가에서 관리하는 1종 시설물이기 때문에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시설물안전법)에 의해 1년에 두 번 외부 전문기관에서 안전점검을 받고 있다”며 “지난해 4분기 점검 결과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지회 관계자는 “해당 내용에 관한 제보가 있어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며 “직원들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서라도 보다 철저한 안전점검이 필요한 만큼 회사는 점검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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