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뱅킹 같은 비대면 거래가 급격히 증가하는 가운데 은행 노동자들의 고용을 유지하려면 해외사업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내은행 해외지점의 성장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배영 금융노조 부위원장이 27일 공개한 자신의 논문 ‘고령화와 기술진보가 은행권 고용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에 담긴 내용이다. 논문은 최근 명지대 대학원(경제학) 박사학위 과정 인준을 마쳤다. 국내은행의 비대면 거래는 2000년 초반부터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비대면 거래는 창구(대면) 거래에 반대되는 개념이다. 현금 자동입출금기(ATM)·전화·인터넷·스마트폰을 매개로 한 금융서비스를 뜻한다. 비대면 거래 비중은 지난해 6월 말 현재 전체의 92.3%를 차지한다. 이 같은 현상은 은행 영업점·인력 감축으로 이어진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09년 말 기준 6개 시중은행 영업점은 4천671개였는데, 2018년 말에는 3천834개로 줄었다. 같은 기간(9월 기준) 이들 은행 임직원은 7만5천836명에서 6만5천491명으로 감소했다. 안배영 부위원장은 “과거 컴퓨터와 시스템이 활성화하기 전에는 수기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많은 직원들이 필요했으나 전산화가 고도화한 지금은 운영 업무에 투입되는 인원이 현격하게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해외 상황은 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지난해 3월 금융감독원은 ‘2018년 국내은행의 해외점포 영업실적 및 현지화지표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국내은행의 해외근무 임직원은 2013년 말 1천639명에서 2018년 말 2천639명으로 늘었다. 2018년 국내은행 해외점포 당기순이익은 9억8천300만달러였다. 전년보다 22.2% 증가한 수치다.

안 부위원장은 “2016년 이후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임직원이 크게 감소하고 점포 감축도 진행되고 있다”며 “고용흡수율이 낮은 인터넷전문은행이 시중은행 영업기반을 잠식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은행이 고용유지를 위해 직무대체교육을 실시할 필요가 있으며 국내은행의 해외지점과 사무소, 현지법인이 증가하고 수익성이 증대되고 있으므로 해외사업 활성화를 진전시켜 해외근무 인원을 늘리는 것이 고용흡수를 위한 좋은 대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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