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의 가사노동시간이 줄어들고 있지만 육아가 집중되는 나이대와 주 52시간(연장근로 12시간 포함) 밑으로 일하는 여성들의 가사노동시간은 소폭 감소에 그쳤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정부 보육정책과 일·가정 양립 지원정책이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2019년 여성가족패널조사’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결혼해서 배우자가 있는 여성 6천656명의 하루 평균 가사노동시간은 2007년 253.9분에서 2018년 187.1분으로 66.8분(26.3%) 감소했다.

연령별로 보면 50대 여성이 20.2분 줄었고 20대 이하가 14분 감소로 뒤를 이었다. 육아와 가사가 몰리는 30대(-4.9분)와 40대(-12.9분)의 감소 폭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노동시간에 따라 살펴보면 주 52시간 이상 일하는 여성은 가사노동이 74.5분으로 가장 많이 줄었다. 18시간 미만 일하는 여성은 33.1분, 18~36시간 미만을 일하는 여성은 9.5분 감소했다. 일주일에 36~40시간 미만을 노동하는 여성은 27분 줄었다.

그런데 법정 노동시간인 40~51시간을 일하는 여성은 11년 동안 하루 가사노동이 5.8분 줄어드는 데 머물렀다. 주재선 연구위원은 “주 52시간 넘게 일하는 기혼여성 근로자처럼 장시간 근로로 시간여유가 없는 경우를 제외하면 가사는 여전히 여성이 부담하고 있다”며 “보육정책이나 일·가정 양립 지원정책이 적극적으로 추진됐음에도 일상생활 속에서 기혼여성의 가사나 돌봄노동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 연구위원은 “집단 특성에 따른 정책효과를 재점검하고 성역할 고정관념을 해소할 다양한 정책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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