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노조 기업은행지부
정부가 기업은행장으로 청와대 관료 출신 인사를 임명하자 노동자들이 출근저지 운동을 시작했다.

5일 금융노조 기업은행지부(위원장 김형선)에 따르면 지부는 이날 현재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에 투쟁본부를 설치하고 윤종원 기업은행장의 출근 여부를 감시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일 윤종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기업은행장으로 임명했다. 노조와 지부는 “윤종원 전 수석은 금융 관련 전문성이 없고, 중소기업 전문은행에 대한 철학은 더더욱 없는 낙하산 인사”라며 반대하고 있다.

윤종원 행장은 3일 오전 8시30분 기업은행 본점 출근을 시도했다. 노조와 지부 조합원 200여명은 1시간30분 전부터 현장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노동자들은 윤종원 행장 출근을 막기 위해 출입구 앞에 25미터 길이의 바리케이드를 설치했다. 차량을 통해 지상주차장으로 들어온 윤종원 행장은 바리케이드 앞까지 와서 노동자들과 7분간 대치했다.

시위대 앞에 있던 허권 노조 위원장은 윤종원 행장에게 “관치금융을 적폐로 여겼던 문재인 정부가 모피아이자 청와대 낙하산을 기업은행장으로 내려보내는 것은 코미디”라며 “자진사퇴만이 정답”이라고 외쳤다. 김형선 지부 위원장은 “낙하산 인사는 관치금융이고 독극물이라고 했던 더불어민주당과 청와대가 어떻게 이럴 수 있냐”며 “정권에 부담 주지 말고 당장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윤종원 행장은 별다른 대답 없이 현장을 빠져나갔다.

지부는 같은날 본점 로비에 투쟁본부를 설치했다. 간부들이 돌아가면서 24시간 농성을 하며 투쟁본부를 지킨다. 윤종원 행장이 주말이나 심야에 기습적으로 출근하는 것을 감시하고 저지하기 위해서다. 지부 관계자는 “윤종원 행장이 스스로 사퇴하는 날까지 무기한 출근저지 투쟁을 이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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