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병원 노사가 연말·연초 집중교섭을 통해 파견·용역 노동자 직접고용 방안에 이견을 좁혀 합의서까지 만들었는데, 도장을 찍기 직전 전남대병원장이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합의가 무위로 돌아갔다.

2일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전남대병원 노사는 파견·용역 노동자 직접고용을 위해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일까지 실무교섭을 했다. 이번 교섭에서 노사는 일부 파견·용역 노동자를 우선 직접고용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전남대병원 본원에서 근무하는 시설·환자급식·청소노동자를 올해 5월1일까지 직접고용하고, 화순전남대병원·빛고을전남대병원의 환자급식 노동자는 내년 5월1일까지 직접고용하기로 했다. 나머지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직접고용 문제는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전남대병원은 본원과 화순전남대병원·빛고을전남대병원·전남대치과병원 등 4개 병원으로 구성돼 있다. 전남대병원 전체 간접고용 노동자 520명 중 내년 5월1일까지 390명 정도가 직접고용된다.

그런데 1일 오후 5시50분께 이삼용 전남대병원장은 “노사합의서 중 일부를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혜란 노조 전남대병원지부장은 “이번 교섭에서 노조측은 타결을 위해 직접고용 대상 노동자 일부를 우선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하고, 전환 시기도 다른 국립대병원에 비해 훨씬 양보했다”며 “이렇게 양보해 합의서까지 만들어서 도장을 찍으려고 사측 실무교섭단이 병원장에게 보고했는데 병원장이 안 된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노사합의문까지 작성한 마당에 병원장이 합의 내용을 뒤집으려는 것은 희망에 부푼 간접고용 노동자들을 두 번 죽이는 행위이자, 노사 간 신뢰를 깨는 행위”라며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전면투쟁 계획을 논의하고, 3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투쟁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남대병원 청소용역 노동자 일부는 지난달 10일부터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파업을 하고 있다. 같은달 19일부터는 원장실 안과 밖 복도에서 점거농성을 이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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