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정의 눈이 1월21일 선출되는 한국노총 새 위원장에 쏠리고 있다. <매일노동뉴스>가 지난달 노사정 관계자와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보니 올해 가장 주목할 인물로 새로 선출될 한국노총 위원장이 뽑혔다.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2위로 밀려났다. 3위였던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은 공동 5위로 내려앉았다. 올해 총선이 있는 해인 만큼 21대 국회의원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노동계 출신 국회의원 당선자는 누가 될지, 여야 지도부와 환경노동위원회는 어떻게 구성될지. 21대 국회의원이 4위를 차지했다.

어느 때보다 무거운 이름, 한국노총 위원장

올해 가장 주목할 인물은 한국노총 새 위원장이었다. 19표를 얻었다. 현재 후보로 거명되는 인물(6표)까지 포함하면 득표수는 더 올라간다.

한국노총 위원장이 올해 주목할 인물 1위를 차지한 것은 2011년 이후 9년 만이다. 당시에도 한국노총 임원선거를 앞두고 있어 ‘한국노총 새 위원장’이 1위에 올랐다. 한국노총은 ‘조합원 200만 시대’를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민주노총의 성장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한국노총은 지난해 처음으로 ‘1노총 지위’를 민주노총에 넘겨줬다. 경사노위 사회적 대화에서 빠져 있는 민주노총은 ‘새로운 노정관계 틀’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노총 임원선거가 어느 때보다 무거운 분위기에서 치러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에 선출되는 새 위원장은 1노총 지위를 어떻게 되찾을지 조직적 해법을 제시하고 급변하는 노동의 미래와 관련해 청사진을 보여 줘야 한다.

지난해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노사정 합의로 꼬여 버린 사회적 대화가 다시 탄력을 받으려면 한국노총 새 위원장이 해야 할 일이 적지 않다. 문재인 정부와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지, 더불어민주당과 맺은 정책연대를 4월 총선에서도 유지할지 여부를 한국노총 새 위원장이 결정해야 한다.

노동존중 사회 문턱에서 노동절망 사회로 가나

문재인 대통령(18표)은 2위,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10표)은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보다 각각 한 계단씩 하락했다.

촛불혁명으로 당선한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중반에 접어들면서 “노동존중 사회의 시계를 거꾸로 돌린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최저임금 1만원 달성 공약은 물거품이 됐다. 노동시간단축 공약은 계도기간을 비롯한 각종 보완대책 탓에 의미가 퇴색하고 있다. 실망이 더 커질지, 희망의 실마리를 잡을지 올해 문재인 대통령의 행보에 노사정이 주목했다.

가장 큰 목소리를 내는 곳은 민주노총이다. 김명환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기자간담회에서 “사회적 대화를 위해서는 정부 태도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노동개악 움직임을 멈추고 노동기본권을 확장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려는 진정한 모습을 보여 준다면 대화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청년·여성·비정규직 계층별대표를 밀어내 의미가 퇴색한 경사노위 말고 보다 유연한 협의의 틀”을 주문했다. 민주노총 요구에 정부가 어떤 대답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1대 국회, 무너진 민의의 전당 바로 세울까

4위는 21대 국회의원이 차지했다. 8표를 얻었다. 20대 국회는 역대 가장 낮은 법안 처리율을 기록하며 무능함을 드러냈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둘러싼 여야 갈등은 쇠 지렛대와 몸싸움, 감금, 폭력으로 얼룩졌다. “동물국회 끝판왕”이라는 오명까지 얻었다.

21대 국회는 다를까. 노사정이 뽑은 올해 주목할 이슈 1위부터 3위까지는 21대 국회 손에 달렸다. 노동시간단축 후속입법을 어떻게 마련할지, 디지털 전환에 따른 새로운 노동자·사용자의 등장을 어떻게 규율할지는 21대 국회가 풀어야 할 숙제다. 20대 국회에서 제대로 논의조차 하지 못하고 폐기될 운명에 처한 국제노동기구(ILO) 기본협약 비준동의안과 노동관계법 개정안 처리 향방도 주목된다.

올해 주목할 인물 공동 5위는 7표를 얻은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과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다. 2기 경사노위 출범에도 사회적 대화가 탄력을 받지 못하면서 문성현 위원장에 쏠리는 관심이 다소 줄어들었다. 지난해 문 위원장은 올해 주목할 인물 3위였다. 그럼에도 경사노위는 여전히 노사정의 뜨거운 감자다. 경사노위 1기 실패를 딛고 사회적 합의 물꼬를 트면서 우리 사회에 안착할지, 아니면 민주노총 요구처럼 경사노위를 대신할 새로운 협의 틀 구성 논의가 본격화할지 기로에 섰다. 지난해 10표를 받아 4위에 올랐던 이재갑 노동부 장관은 올해 7표를 얻는 데 그쳤다.

한편 지난해 5위에 올랐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올해도 8위(5표)를 기록하며 순위권에 들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올해 50주기를 맞은 전태일 열사가 4표로 공동 9위에 안착했다. 이재용 삼성 부회장(3표)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3표), 플랫폼 노동자(2표), 미국 타임지 ‘2019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스웨덴의 17세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1표)를 올해 주목할 인물로 쓴 응답도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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