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0월29일 케이블방송비정규직티브로드지부가 SK텔레콤에 직접고용을 촉구하며 삼보일배를 하고 있다. 희망연대노조 케이블방송비정규직티브로드지부

SK브로드밴드가 티브로드 협력업체 노동자에게 협력사 체제를 2년 동안 유지한 뒤 설치·수리 자회사 SK홈앤서비스로 일괄 전환하는 안을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노동자들은 “SK브로드밴드가 직접고용하거나 어렵다면 SK홈앤서비스로 바로 편입해야 한다”며 거부했다.

1일 희망연대노조 케이블방송비정규직티브로드지부(지부장 권석천)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 고위 관계자와 노조 관계자는 지난달 세 차례 면담을 했다. 면담 과정에서 SK브로드밴드측은 2년 동안 협력사 유지 방안을 제시했다. 티브로드 협력업체 4곳(원케이블솔루션·중부케이블·용인이천케이블·SM넷)의 계약기간이 2020년 12월 만료되는데, 계약을 유지하며 합병심사가 완료되는 대로 2년 재계약을 하겠다는 뜻이다. 티브로드는 2017년 4개 협력업체와 3년 계약을 맺었다.

사측 제시안대로라면 900여명의 티브로드 협력업체 노동자는 2022년께 SK홈앤서비스로 전환된다. SK브로드밴드는 2016년 협력업체 노동자 불법파견 논란이 일자 2017년 자회사 SK홈앤서비스를 설립했다. 초고속인터넷· 인터넷TV(IPTV) 설치·수리(AS) 등 서비스 업무를 총괄한다.

노조는 협력업체 체제를 2년간 유지하는 동안 구조조정·업무환경 악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한다. 최근 중부케이블에서는 평일 연장근로 폐지로 인한 연장근로수당 삭감과 조합원 해고 문제로 노사가 갈등하고 있다. 문제해결을 요구하는 노조에 SK브로드밴드는 “협력사 문제에 개입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2년 동안 협력사 체제가 유지되는 동안 협력사는 최대한 이윤을 많이 남기려고 할 것”이라며 “중부케이블처럼 협력업체가 부당해고나 인건비 감축을 해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원청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냐”고 되물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30일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을 조건부로 승인했다. 승인 조건으로 △(티브로드) 결합상품을 다른 이동통신사에 동등하게 제공 △케이블TV 가입자를 SK텔레콤 결합상품으로 부당전환 유도행위 금지 등을 내걸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사전동의 심사를 완료하면 과기부는 인수합병 승인을 최종 통보하게 된다. 노조는 SK브로드밴드가 티브로드와 합병 후 구조조정을 본격화할 것이라며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1일 현재 101일째 SKT타워 앞 천막농성을 이어 가고 있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협력사 체제 2년 유지와 관련해 “내부적으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현재까지는 공식입장을 설명할 단계는 아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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