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0월31일 국회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주최 '노동악법 개악 분쇄! 탄력근로제 기간확대 저지 결의대회'에서 노동자들이 '장시간 노동'이라고 적힌 모형을 불태우는 상징의식을 했다. 정기훈 기자
올해도 탄력근로제 확대를 포함한 노동시간단축 후퇴 논란이 최대 이슈가 될 전망이다. 3년 연속 노동시간단축이 ‘주목할 노동이슈’ 1위를 차지했다. 올해 ‘주목할 인물’에는 21일 임원선거에서 당선될 새 한국노총 위원장이 1위에 올랐다.

<매일노동뉴스>가 지난달 18일부터 26일까지 노사정·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2020년 올해의 주목할 노동이슈와 인물’을 설문조사한 결과다. 참여자들이 올해 주목할 노동이슈와 주목할 인물을 직접 설문지에 썼다.

플랫폼 노동·ILO 기본협약·비정규직 상위권

올해 주목할 노동이슈 1위는 ‘탄력근로제 확대 포함 노동시간단축 후퇴 논란’이다. 44명이 선택했다. 정부는 지난해 탄력근로제 확대 노사정 합의와 입법 추진으로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기능 마비 사태를 겪었다. 입법이 여의치 않자 50명 이상 300명 미만 사업장 주 52시간(연장근로 12시간 포함) 상한제를 사실상 유예하는 보완대책을 내놓았다. 올해는 지난해 못 이룬 탄력근로제 확대 입법을 재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2위는 ‘4차 산업혁명과 플랫폼 노동자 권리 보장’(38표)이 꼽혔다. 노사정·전문가들은 4차 산업혁명과 플랫폼 노동 확대를 패키지로 보면서 플랫폼·특수고용 노동자성 인정과 조직화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노동기구(ILO) 기본협약 미비준과 방치되는 노조할 권리’(33표)는 3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10대 노동뉴스에서 6위에 올랐던 사안이다. 20대 국회가 저물고 있는 가운데 국회에 계류돼 있는 ILO 기본협약 비준동의안·노동관계법 처리 향방에 관심이 모아진다.

4위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자회사 반대투쟁’(21표)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노동정국을 달굴 전망이다. 상징적 사건인 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요금수납 노동자 투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5위에 오른 ‘최저임금 인상률 결정’(18표)은 뜨거운 감자다. 지난해 속도조절론 속에서 올해 최저임금은 역대 세 번째로 낮은 2.87% 인상률에 그쳤다.

총선·대선 대응할 ‘새 한국노총 위원장’ 주목

경제민주화와 일자리·고용 문제는 공동 6위(각 14표)를 차지했다. 설문조사 참여자들은 양극화 해소와 공정한 사회, 재벌개혁을 열쇳말로 고르며 경제민주화 실현을 요구했다.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 수출규제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일자리와 고용 문제를 걱정했다.

올해 4월 총선 결과는 정부 노동정책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에서 8위(13표)에 올랐다. 진보정치 혹은 노동자 정치세력화와 총선을 연결 짓는 응답자들이 적지 않았다.

9위 ‘산업재해와 위험의 외주화’는 10명의 지지를 얻었다. 고 김용균 노동자 사망사고로 촉발된 위험의 외주화 문제 해결을 위한 과제는 2020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0위는 ‘1노총 변경과 조직화 확대’(9표)다.

새해 주목할 인물 1위(19표)에는 새 한국노총 위원장이 지목을 받았다. 한국노총은 21일 27대 위원장을 선출한다. 한국노총 새 위원장 임기 3년 동안 21대 총선과 20대 대통령선거(2022년)가 있다. 한국노총의 새 위원장 역할에 관심이 모아진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위에서 한 단계 물러난 2위(18표)였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3위(10표)에 올랐다. 1노총 지위에 오른 민주노총이 노동정책과 총선에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4월 총선 뒤 구성될 21대 국회의원은 4위(8표)를 차지했다.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과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공동 5위(각 7표), 조대엽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 7위(6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8위(5표),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전태일 열사가 공동 9위(각 4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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