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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이바 사망 노동자 유가족 “직장갑질에 의한 타살” 주장업무 스트레스에 상사 출퇴근 카풀까지 … 노동부 직장내 괴롭힘 조사 착수

최근 한국화이바 특수선사업부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가운데 유가족이 “직장내 괴롭힘에 따른 죽음”이라며 고용노동부와 경찰에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23일 유가족에 따르면 김아무개씨가 이달 9일 회사 기숙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타살 흔적이 없다며 사건을 자살로 결론 내리려 했으나 유가족은 김씨가 2017년 철도사업부에서 특수선사업부로 이동한 뒤 지속적으로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했다며 직장내 괴롭힘에 의한 타살이라 주장하고 있다.

김씨의 형 김상범씨는 “대리를 단 지 얼마 안 됐는데 상사들이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아 혼자 쩔쩔 매며 납품·납기 문제로 힘들어했다”며 “회사 동료들이 나서 4~5회에 걸쳐 부서변경을 요청했을 정도였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는 동생이 일을 못해 다른 사람이 많이 도와줬다고 하는데 동료들의 이야기는 그렇지 않다”며 “책임감이 강했고 일을 잘해 특수선사업부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고인은 사망 전날 차량 수리를 위해 어머니와 동행한 자리에서 회사 관계자로 추정되는 사람과 통화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김씨 사망 직후 확인한 휴대전화에서는 해당 시간 통화목록이 지워져 있었다.

유가족에 따르면 고인은 업무스트레스 외에도 A 과장의 출퇴근 카풀을 힘들어했다. A 과장은 밤늦게나 아침 일찍 김씨에게 메시지를 보내 출퇴근길에 차를 태워 달라고 요구했다. A 과장은 “일찍 출근하자”거나 “역까지 태워 달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은 휴대전화에 남긴 메모에 “책임을 질 수 없어 떠난다”며 “죄송하다. 너무 힘들었다. 마지막까지 죽기 싫은데 어쩔 수 없는 선택인 것 같다”고 적었다. 그는 “이 글을 적고 있는데도 무서워서 죽을 용기는 안 난다”며 “몇 번 시도해 보면 되겠죠”라고 썼다.

유가족은 경찰에 재조사를 요구하고 노동부에 직장내 괴롭힘을 신고했다. 노동부 양산고용노동지청 관계자는 “유가족인 직장내 괴롭힘을 신고한 상태로 진정인 조사는 실시했다”며 “24일 회사측을 불러 진정인 주장에 대한 내용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상범씨는 “유서와 문자메시지, 메신저 대화 등에 나온 내용을 보면 직장갑질이 도를 넘는다”며 “직장갑질에 대한 제대로 된 조사와 회사측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은영  ley1419@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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