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
한국을 찾은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16일 북한에 만나자고 공개제안을 했다. 북한이 연말까지 ‘새 계산법’을 가져오지 않으면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위협하는 상황에서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대화 동력을 끌어올릴지 주목된다.

비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북핵 수석대표협의를 한 뒤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의 카운터파트에게 직접적으로 말하겠다”며 “우리는 여기에 있고 당신들은 우리를 어떻게 접촉할지를 안다”고 말했다.

북한이 연말까지 시한을 못 박은 데 대해 비건 대표는 “완전히 명확하게 하고자 한다”며 “미국은 데드라인(시한)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역사적인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약속한 사항을 실천하기 위한 목표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17일 오후까지 한국에 머문다. 올해 6월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났듯이 판문점 등지에서 북미 간 회동이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비건 대표는 이날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비건 대표의 노력을 평가하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이 밝혔다. 비건 대표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구축이라는 역사적 과제를 이루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답했다.

비건 대표는 문 대통령을 접견한 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만났다. 한정우 부대변인은 “정의용 실장과 비건 대표는 현 상황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협상 진전을 위해 긴밀한 소통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대북 실무협상을 이끌고 있는 비건팀을 격려했다”며 “엄중한 상황이지만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비건 대표가 외교부에서 밝힌 대로 북한과 대화의 문이 열려 있고 대화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한 내용의 연장선에서 대화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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