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지난 9일부터 울산공장 생산라인 와이파이 사용시간을 제한하면서 노사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현대차는 품질 불량과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반면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지부장 하부영)는 단순한 와이파이 차단이 아닌 회사의 '현장 길들이기'로 보고 있다. 지부 집행부 교체시기 때마다 사안만 달랐을 뿐 품질 문제를 따지면서 현장에 제약을 두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것이다.

10일 노사에 따르면 회사는 이달 2일 지부에 와이파이 사용시간을 쉬는 시간과 식사 시간으로 한정하겠다는 공문을 보내고 9일부터 시행했다.

올해 4월 아산공장에서 노동자가 근무시간 중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보는 영상이 언론에 보도된 이후 자체 감사가 이뤄졌다. 회사는 감사 결과 작업 도중 스마트폰 이용으로 인한 품질 불량과 안전사고 등 문제를 줄이겠다며 와이파이 시간에 제한을 뒀다.

현대차는 2011년 노사협의회를 통해 서클룸(휴게실)에 와이파이를 설치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원래부터 생산라인에 와이파이를 설치한 게 아니다"며 "업무시간에 스마트폰을 보지 말라는 게 무리한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부 관계자는 "와이파이 차단이 문제가 아니다"며 "솔직히 요즘 다 5G 데이터를 쓰지, 누가 와이파이를 쓰냐"고 반문했다. 노사협의에서 합의한 사항을 '양재동(본사) 감사 지적'이라는 이유만으로 일방적으로 시정지시를 내린 게 문제라는 것이다. 회사가 지부 집행부가 교체되는 '집행 공백기'에 이런 식의 현장통제를 시도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단체협약상 '부서별 노사협의'로 진행하는 안전교육을 회사가 특정 일자를 지정해 일괄 실시하겠다고 통보한 것도 지부 반발을 사고 있다. 지부는 "노사합의와 단협은 일방적으로 파기해서는 안 된다"며 "일방통행식 현장탄압을 중단하고 원상회복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부는 14일 특근을 거부한다. 18일 확대운영위원회에서 투쟁수위를 결정한다.

내년 1월1일 임기를 시작하는 이상수 지부장 당선자측인 '현장노동자'는 이날 유인물을 통해 회사의 와이파이 차단을 '현장도발'로 규정하고 "품질저하 책임을 조합원에게 돌리지 말고 원상회복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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