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물류기업 UPS코리아 노동자들이 사측에 성실교섭을 촉구하며 시한부파업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9일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 UPS지부(지부장 신만기)는 13일까지 시한부파업을 한다고 밝혔다. 지부 조합원은 310명으로 이 중 필수유지업무를 담당하는 UPS 계열사(UPSCO) 소속 노동자를 제외한 250여명이 파업에 참여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10월22일 조정중지 결정을 내린 바 있다.

UPS코리아는 다른 나라로 화물을 배송하는 국제특송업체다. UPS코리아 노동자들은 3개 법인(UPS코리아·UPS SCS코리아·UPSCO코리아)으로 분리 소속돼 각각 배송업무·수출입대행업무·화물용 비행기 유도견인과 급유업무를 한다. 지부에는 3개 법인의 노동자가 가입해 있다.

UPS코리아 노동자들은 일부 배송센터가 외주화할 위기에 처하자 올해 6월 지부를 설립했다. 지부는 사측과 17차례 단체교섭을 했지만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 지난달 14일부터 15일까지 1차 경고파업을 했다. 사측이 이달 4일 단체교섭에서 경영·인사에 관한 내용을 협약에서 모두 삭제해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파국으로 치달았다. 사측 교섭위원으로는 현재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 노무사와 UPS코리아·UPS SCS코리아·UPSCO코리아를 각각 대표하는 3명이 참여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인사·경영에 관한 내용을 모두 삭제하게 되면 사측이 외주화 혹은 노조활동을 이유로 조합원에 불이익을 준다고 해도 노조가 대응하기 어렵게 된다"며 "삭제를 바라는 인사·경영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알려 달라고 요구했지만 (사측은) 해당 조항을 일단 삭제부터 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만기 지부장은 "교섭 과정에서 사측의 시간 끌기가 계속되고 있다"며 "결국 노조를 와해시키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 지부장은 "교섭에 관해 결정권을 지닌 UPS본사 관계자가 직접 교섭에 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박효종 UPS코리아 대표는 8일 전 직원에게 "내부적인 노사갈등으로 물류회사로서 정상적인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결과로 UPS코리아 존립 여부를 고민하는 중대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내용의 메일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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