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유통 4사 노동자들이 농협중앙회에 유통자회사 통합을 촉구했다. 농협유통 4사 노조연대에 따르면 농협경제지주는 하나로유통을 중심으로 농협유통·충북유통·대전유통·부산경남유통을 통합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유통시장이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지만 분산된 유통구조 탓에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유통 대기업과 경쟁할 역량을 키우지 못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노조연대는 4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주일씩 밀리던 조직통합 로드맵이 구성원들과 아무런 협의 없이 완전히 멈춰 섰다"며 "농협경제지주는 노조연대를 통합 주체로 협의를 시작하라"고 요구했다. 농협중앙회는 10월 농협경제지주 산하 유통자회사 5곳의 통합을 2020년 3월까지 완료한다는 목표로 시기별 추진계획을 담은 로드맵을 유통 5사에 내려보냈다. 로드맵대로라면 농협중앙회는 11월에 구체적인 통합안을 완성하고 이해관계 당사자를 설득한다. 그런데 로드맵은 실행되지 않고 있다.

노조연대는 통합이 지연될 경우 피해는 농민과 노동자로 이어진다고 우려했다. 현재 유통 5사 중 농산물 구매권을 가진 곳은 하나로유통뿐이다. 하나로유통을 제외한 유통 4사는 농산물을 하나로유통을 통해 들여와야 하는 상황이다. 유통단계가 늘어나면서 유통 4사에서 판매하는 농산물 가격이 오르고, 신선한 농산물을 시장에 제공하기 어려워지는 부작용이 생긴다. 산지에서 직접 구매·판매하는 농협 유통망의 장점이 발휘되지 않는 것이다.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유통 5사가 통합되면 구매통합·물류통합, 나아가 규모의 경제가 실현될 것"이라며 "광역자치단체는 물론 온라인으로도 진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조연대는 "통합 과정에서 유통 4사 노동자들의 직급이 하락하는 등 근로조건이 악화해선 안 된다"며 "통합 과정에서 노조연대와 근로조건에 관한 충분한 논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