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에서 일하는 비정규 노동자가 작업대기 중 쓰러져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 노동계는 “상시적인 고용불안이 부른 사회적 타살”이라고 주장했다.

2일 금속노조 한국지엠부평비정규직지회(지회장 황호인)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전 8시께 한국지엠 부평2공장 도장2부에서 일하는 A(47)씨가 구토증상을 보여 대기하던 중 의식을 잃었다. A씨는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받은 뒤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숨졌다. A씨는 2006년부터 한국지엠 사내하청 노동자로 일했다. 지난해 부평2공장이 1교대제로 전환하면서 순환무급휴직 대상자가 됐다. 한국지엠은 내년부터 부평2공장을 다시 2교대제로 운영한다. A씨는 이를 앞두고 도장2부 중도 스프레이 공정에 배치됐다. 강판에 맞닿아 있는 부분을 도색하는 것을 하도, 그 위 도색을 중도, 마지막 도색을 상도라고 한다. 당일 신규 직무교육을 받기 위해 출근했다가 목숨을 잃었다.

경찰은 A씨 사망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황호인 지회장은 “고인은 10년 넘게 정규직이 기피하는 공정에서 불법적인 파견노동자로 묵묵히 일했는데 결국 정규직 전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불법파견 희생양이 됐다”며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으며 유해물질을 흡입하고 불안정한 자세로 일하는 근무환경이 한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말했다. 지회는 진상조사와 책임규명을 위해 대책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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