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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 “노사정 대화로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 보호대책 마련하자”
▲ 서비스연맹

국책연구기관이 올해 3월 임금노동자처럼 사업주에 매여 일하는 자영업자인 특수고용 노동자가 221만명이라는 실태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플랫폼 경제 급성장으로 그 숫자는 천장 없이 치솟고 있다. 대리운전·택배·음식배달 등 다양한 산업에서 노동자는 있는데 사용자는 불명확한 괴상한 고용이 만연하다. 당연히 노동법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이 권리 보장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그런데 노조설립부터 교섭까지 특수고용 노동자가 권리를 찾기 위해 풀어야 할 과제가 산더미다. 학교나 민간위탁기관과 위탁계약을 맺고 방과후수업을 하는 방과후강사들은 고용노동부에서 5개월이 넘도록 노조 설립신고증을 받지 못했다. CJ대한통운은 서울행정법원이 택배기사의 노동자성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놓았음에도 택배연대노조와의 교섭을 거부하고 있다.

플랫폼 노동자로 불리는 이들의 상황은 심각하다. 배달노동자들은 시장지배력을 확대하려는 플랫폼사들의 저가 경쟁으로 수수료 하락을 겪어도 문제를 제기하기 쉽지 않다. 파편화된 노동구조 탓에 노조로 뭉치기도 어렵다.

서비스연맹에 대리운전노조·퀵서비스노조·방과후강사노조·택배연대노조 등 상당수 특수고용직과 플랫폼 노동자가 가입해 있다. 연맹은 지난 3월에는 플랫폼노동연대를 발족해 플랫폼 노동 조직화 사업에 뛰어들었다. 강규혁(51·사진) 연맹 위원장을 만나 특수고용 노동자와 플랫폼 노동자에 관한 구상을 들었다. 강 위원장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닌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산업 질서구축을 고민해야 한다"며 "노사정이 시장의 질서를 함께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터뷰는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맹 사무실에서 이뤄졌다.

"노동자 단결권은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


- 최근 부산에서 대리운전 노동자가 파업을 했다.
"대리운전노조 부산지부가 파업했다. ‘로지소프트’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파업에 동참한 노동자가 1천명 가까이 된다고 들었다. 그중 우리 조합원은 300여명이다. 압도적인 시장지배력을 가진 프로그램사의 행태에 분개한 상황에서 부산지부가 문제제기할 기회를 마련해 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리운전 노동자 파업으로 당사자와 시민이 대리운전 시장의 문제를 알게 됐다는 점이 성과다. 지방자치단체나 정부 유관부서도 문제를 인지하는 계기가 됐다고 본다. 이런 계기는 향후 노조 조직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 설립신고증이 나오지 않아 애를 먹는 특수고용직 노조도 있다.
"노동부가 애초 방과후강사노조에 설립신고증을 내주는 것에 긍정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고 알려졌지만 5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설립신고증이 나오지 않고 있다. 엄동설한에 김경희 방과후강사노조 위원장은 삭발까지 했다. 노동자의 단결권은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으로 공기와 같이 자연스러운 일이어야 한다. 한데 우리나라는 노조 설립신고제를 채택해 놓고 허가제처럼 운영하고 있다. 그게 문제다. 올해가 가기 전에 어떻게든 방과후강사노조 설립신고증을 받을 것이다."

- 특수고용직이 노조 설립신고증을 받는다고 해서 교섭할 수 있는 것은 아닌 듯하다.
"CJ대한통운의 경우 행정소송을 하면서 시간끌기를 하고 있다. 노사 양측의 손실이라고 본다. (교섭을 거부한 지) 벌써 일 년 정도의 시간이 지났다. 많은 사회적 비용이 소요되고 있다. 다음 행정소송 판결은 내년 1월에 예정돼 있다. 당연히 이길 것이라고 본다. CJ대한통운은 더 이상 교섭을 회피하거나 이 문제를 상급심으로 가져가서는 안 된다. 노조는 노사가 함께 윈윈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준비가 돼 있다. 이제는 교섭에 응해야 한다."

"뿌리 깊은 착취구조 형성되기 전에
플랫폼 산업에 정책적으로 개입해야"


- 플랫폼 노동이 확산하고 있다.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연맹 로드맵이 있나.
"대리운전 시장의 경우 일부 프로그램사를 중심으로 뿌리 깊은 착취구조가 형성돼 있다. 이미 만들어진 착취구조는 바꾸기 어렵다. 구조가 만들어지기 전에 해당 산업에 정책적 개입력을 높여야 한다고 본다. 그러려면 노동자가 시장의 질서를 만들어 나가는 데 개입해야 한다. 사회적 대화가 필요한 것이다. 서비스연맹은 현재 1천여개가 넘는 플랫폼 기업이 가입한 코리아스타트업포럼과 토론회를 하는 등 정책적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 얼마 전 코리아스타트업포럼과 정부 주무부처에 배달업계의 산업·노동시장 질서 수립을 위한 사회적 대화를 제안하기도 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에서는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 빠르면 노사정 대화채널이 12월에는 가동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플랫폼 노동자의 경우 근로자성 인정이 먼저라는 주장이 있다.
"궁극적으로 플랫폼 노동자가 노동 3권을 가져야 한다. 연맹은 대리기사·퀵서비스기사 등 플랫폼 노동자의 노동 3권 쟁취를 위해 지속적으로 투쟁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다만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 인정문제는 케이스별로 다르게 판단될 가능성이 크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고 판단된 케이스의 경우 개별 노동자를 보호하는 산업적 질서 구축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산업과 노동시장 질서가 만들어지면 그때 전국적 차원의 조직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에 노동 3권 쟁취와 단체협약 단계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 일각에서는 노사정이 함께 만드는 표준약관·계약서 무용론이 나온다.
"기존 표준계약서는 정부가 주도해 이해관계 당사자들의 의견을 듣고 일종의 권고안을 만들어 낸 것이다. 서비스연맹이 이번에 만들고자 하는 배달노동자 표준계약서는 노사정, 각 주체가 함께 합의해 만들어 낸다는 의미가 있다. 정부가 권고한 표준계약서보다도 구속력이 월등히 높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노동자 목소리 분출해 2020년 총선 쟁점으로 만들자"

- 자동화로 일자리가 빠르게 사라질 것으로 우려되는데.
"현재 판매 직원이 바코드를 찍는 것이 완전자동화보다 더 적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유지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서비스연맹은 사라지는 일자리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실력이 부족하다. 노사 간의 치열한 토론이 필요하다고 본다. 세계적인 전자·전기기업인 지멘스는 자동화로 일자리가 줄어드니 생산·제조 노동자 등 인력을 어떻게 재배치할지, 지멘스의 백년대계를 위해 노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노조와 함께 논의한다고 한다. 4차 산업혁명 자체를 거부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일자리가 줄어드는 만큼 노동자를 집에 돌려보낼 수는 없지 않나. 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동자를 어떻게 재배치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고 본다. 기업 혼자서는 불가능하다.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

- 올해 2월 취임하면서 조합원 10만명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현재 진행상황은 어떠한가.
"2019년도 이제 한 달 남았다. 한 달 안에 조합원 10만명을 초과 달성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12월 말 조합원수를 최종 집계해 발표하려고 한다.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조의 경우 최근 폭발적으로 조합원이 늘어나고 있다. 두 달 사이 3천명 정도가 신규로 노조에 가입했다. 정수기필터 교체나 생활가전 점검·판매를 하는 노동자들이다. 서비스연맹 20만명 시대를 캐치프레이즈로 걸고 전진할 것이다."

- 2020년 연맹의 목표는 무엇인가.
"지난달 9일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이런 국회 필요 없다” “자유한국당을 쓸어 버리자”는 10만 조합원의 목소리가 있었다. 서비스연맹은 노동자 직접정치를 맨 앞에 내세우고 총선 주요 쟁점으로 만들어 내고자 한다. 이를 위해 내년 3월28일 각 산별조직 정치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이를 전국적 차원의 민중총궐기로 만들자고 제안하고자 한다. 총선 전에 전국적 차원의 민중총궐기로 노동자 목소리를 분출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총선의 주요 쟁점으로 불러일으켜야 한다고 본다. 민심을 정확히 반영하고, 노동자 민중의 통제를 받는 국회, 국민의 국회 건설이 절박하다. 이를 위해 조직된 노동자들이 가장 앞에 서야 한다."

강예슬  yeah@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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