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3~5일 치러지는 금속노조 임원선거 과정에서 부위원장 후보 간 담합 논란이 불거졌다.

노조 부위원장 선거에 출마한 기호 2번 엄교수·4번 박상만·6번 강두순·7번 김만태 후보는 25일 오후 서울 정동 금속노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의를 왜곡하는 정파 간 담합선거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5명을 선출하는 일반명부 부위원장 선거에는 10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이들이 담합선거 당사자로 지목한 후보들은 기호 1번 정주교·5번 양기창·8번 이승열·10번 엄강민 후보다.

기자회견을 연 후보들에 따르면 정주교 후보 등은 같은 색깔의 조끼와 티셔츠를 입고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조끼와 티셔츠 앞쪽에 자신의 이름과 기호를 써 놓았고, 등쪽에는 ‘⑤①⑧ 정신으로 ⑩심히!’라는 문구를 새겼다. 4명의 후보 기호를 새긴 같은 색깔의 단체복을 입고 선거운동을 하는 것은 담합이나 다름없다는 주장이다. 이들 후보 4명은 모두 현직 부위원장이다. 금속노조 내 4대 정파로 불리는 금속활동가모임·현장실천연대·현장노동자회·전국회의 소속이다.

엄교수 후보를 포함한 4명은 “각 정파 소속 현직 부위원장들이 재선을 노리고 자리를 나눠 먹기 위해 담합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서로의 운동원으로 등록하지 않은 채 다른 후보 선거운동을 하면서 노조 선거관리규정을 어기고 있다”며 “공직선거법 규정에서도 금지돼 있고 민형사 책임과 당선무효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엄교수 후보 등은 논란에 휩싸인 후보들의 사퇴를 촉구했다. 노조 선거관리위원회·금속노조 법률원의 공개사과도 요구했다. 수용하지 않으면 법적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담합 비판을 받은 후보들은 “정책연대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정주교 후보는 “노조 부위원장들은 임기 동안 영역을 나눠 활동했고, 노조 내에서도 영역별 부위원장 제도에 대한 공감대가 있다”며 “부위원장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지난 2년간 사업을 지속하자는 의미로 정책연대를 했다”고 설명했다. 정 후보는 “단체복 문구는 기호추첨 결과 우연하게 배정받은 번호를 활용했다”며 “오늘 기자회견을 한 후보들도 같은 색깔의 조끼를 입고 유세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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