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권 시절에 열린 집회에 참석했다가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고 숨진 고 백남기 농민의 뜻을 이어 가는 사업회가 공식활동을 시작했다.

생명평화일꾼 백남기 농민 기념사업회가 14일 오후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출범식을 열었다. 4년 전 이날 백남기 농민은 서울에서 박근혜 정권을 규탄하기 위해 열린 민중총궐기대회에 참석했다가 경찰 대치 과정에서 쓰러졌다. 317일간 의식을 찾지 못했고, 이듬해 9월 숨을 거뒀다. 그는 전두환 정권 시절 계엄군에 체포돼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1981년 가석방으로 출소한 후 고향 보성으로 귀향해 농민으로 살았다. 1986년 가톨릭농민회에 가입해 전남연합회장과 전국부회장을 맡았다. 고인은 광주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에 안장됐다.

기념사업회는 백남기 농민의 뜻을 이어 가기 위해 △농어민과 도시공동체 장학사업 △농어민 교육·문화사업 △귀농정착 사업 △노동자·빈민 연대사업을 한다. 정현찬 전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이 초대 이사장으로 활동한다.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과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대표가 이사진에 합류했다.

기념사업회는 이날 창립 선언문을 발표했다. 기념사업회는 선언문에서 "백남기 농민의 죽음이 도화선이 돼 위대하고 아름다운 1천700만 촛불대혁명이 시작됐다"며 "그의 거룩한 나라·농업·농촌 사랑을 기념하고 그의 가치를 계승·기억할 수 있는 기념사업회 창립은 살아 있는 자들의 의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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