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발령 문제로 관리자와 갈등하던 철도노조 지부대의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논란이 일고 있다. 노조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의 단체교섭을 중단하고 고인 명예회복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20일로 예정된 노조 파업을 앞두고 노사관계가 얼어붙고 있다.

12일 노조에 따르면 코레일 광주본부 화순시설사업소 능주시설관리반에서 일하던 정아무개(38)씨가 지난 11일 오전 능주역 인근에 주차한 자신의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고인은 노조 호남지방본부 광주시설지부 대의원이다.

화순시설사업소는 지난달 23일 정씨를 목포시설관리사업소로 발령했다. 노조는 "단체협약에 따라 지부대의원은 전보협의 대상자"라며 인사조치 철회를 요구했다. 사업소측은 인사발령을 취소했다. 노조 관계자는 "인사 취소 후 화순시설사업소 관리자가 '직원들이 지켜야 할 사항'이라는 제목으로 이전에 하지 않았던 업무지시를 했다"며 "고인은 자신의 인사 취소 문제 때문에 능주시설관리반 조합원들의 업무에 부담이 가중된 것 같다며 주위에 괴로움을 토로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관리자 부당노동행위로 정씨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입장이다. 20일 돌입할 예정인 파업에서 코레일 사과와 재발방지책을 요구할 방침이다. 조상수 노조 위원장은 이날 담화문을 내고 "현장 부당노동행위로 인해 화순시설사업소 정아무개 조합원이 떠나갔다"며 "고인 명예회복과 부당노동행위 책임자 처벌, 억압적 노사관계와 전근대적 조직문화 개혁의 실질적인 조치가 취해지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해 투쟁하겠다"고 선언했다. 조 위원장은 "조합원 생명·안전에 관해서는 모든 것을 걸고 투쟁하는 노조임을 보여 주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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