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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라이더는 노동자다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상임활동가
▲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상임활동가

플랫폼 노동과 특수고용 비정규직 문제가 사회적 화두로 부각되고 있는 때 고용노동부가 중요한 행정판단을 했다. 노동부 서울북부지청이 개인사업자로 업무 위탁계약을 맺고 일한 배달앱 ‘요기요’ 배달원들이 지난 8월 제기한 진정에 대한 결과를 지난달 28일 통보하면서 배달원들을 노동자로 인정한 것이다. 노동부가 배달앱을 통해 일하는 배달원을 노동자로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당사자로서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한 라이더유니온은 “요기요의 위장도급이 확인됐다”며 플랫폼 업체 전반의 위장도급 근절 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라이더를 비롯한 플랫폼 노동은 특수고용 비정규직 문제와 직결돼 있다. 특수고용은 실제 노동자이거나 노동자에 가깝게 일하고 있는데도 법적 신분은 개인사업자로 돼 있어 근로기준법이나 사회안전망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자영업자로 위장된 노동자라고 해서 위장자영업자로 불리기도 한다. 기본급도 없고, 사고가 나도 본인이 책임져야 한다. 라이더는 가장 빨리 늘어나고 있는 대표적인 특수고용 비정규직 직군이다.

주문대행 플랫폼과 배달대행 플랫폼은 사용자 책임 회피가 용이하도록 형성된 대표적인 산업구조다. 당장 라이더에게 사고가 났을 때 책임소재가 불분명하다. 음식을 시킨 소비자도, 음식점 사장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 배달의 민족이나 요기요 등 주문대행업체는 주문을 중개만 한 것이기 때문에 역시 책임을 지지 않는다. 라이더가 실질적으로 소속돼 있는 배달대행업체도 “음식점과 라이더 사이를 중개했을 뿐”이라는 이유로 책임이 없다고 주장한다. 다들 책임을 회피하기 딱 좋은 구조 아래 라이더만 희생양이 되고 만다. 한마디로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권과 상식적 수준의 노동인권도 침해받는 사각지대에 라이더들이 지금까지 방치돼 온 것이다.

특히 배달대행업체는 라이더에 대한 출퇴근 관리 벌금과 징계, 강제배차, 휴식 등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하고 있어 사용자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지금처럼 사용자 책임은 내팽개친 채 라이더들을 일방적으로 배달시장의 위험한 구조로 내모는 건 당사자와 가족은 물론이고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배달대행 플랫폼 기업들이 법적으로도 떳떳해야 라이더들도 보다 나은 조건에서 보람 있게 일할 수 있다.

무엇보다 라이더 권익 향상과 처우개선을 위해서는 법적으로 노동자로 인정되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 문제는 라이더와 같은 플랫폼 노동처럼 산업 형태가 네트워크화돼 있고, 직접적인 종속계약보다는 경제적 종속관계로 재편되는 상황에서는 기존의 ‘노동자(근로자)’ 개념이 확대되는 쪽으로 수정·보완돼야 라이더들도 노동자로 합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다.

먼저 한 가지 강조해서 노동부에 당부한다. 노동부는 이번 판단이 진정을 제기한 배달원들에게만 적용된다고 하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다. 요기요뿐 아니라 배민라이더스·배민커넥트·쿠팡잇츠 등의 배달원들도 대체로 근무형태가 유사하다. 진정 여부와 상관없이 배달원은 개인사업자가 아니라 노동자(근로자)인 것이다. 특수고용 비정규직 직종의 노동자성 인정 여부 관련 눈 가리고 아웅 하는 행태는 이제 끝내야 한다. 최근 ‘타다’ 불법파견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는 만큼 이번 참에 사용자 책임을 나 몰라라 했던 플랫폼 업체들의 위장도급 행태를 근절해야 한다.

국회도 입법을 더 이상 미뤄선 안 된다. 최근 스페인 마드리드법원에서는 라이더들을 노동자로 판결하기도 했고 미국 캘리포니아주의회에서 플랫폼 노동자를 보호하는 법안이 통과되기도 했다. 이미 한참 늦었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서둘러 라이더들을 노동자로 인정해 근로기준법으로 우선 보호할 필요가 있다. 그런 만큼 이번 노동부의 요기요 배달원들에 대한 노동자 인정 판단은 중요한 시금석이다.

지금은 배달시대다. 피자·치킨·자장면·햄버거·떡볶이·커피·디저트 등 음식들과 화장품·편의점 용품 등 다양한 상품들이 집까지 배달된다. 수십 만 라이더들이 노동자로 안전하게 일할 수 있을 때 우리 사회 행복지수도 올라갈 수 있고, 라이더들이 만나는 고객들에게도 그 행복 기운이 전달될 수 있다. 이제야말로 라이더를 포함한 특수고용 비정규 노동자들도 헌법이 보장한 노동 3권을 누릴 수 있도록 노동자성(근로자성)을 인정받아야 마땅하다. 배달 라이더는 노동자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상임활동가 (namsin1964@daum.net)

이남신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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